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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동, 한판 붙자"는 광주시민단체… '복합쇼핑몰 좌초 원인 제공' 글에 전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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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동, 한판 붙자"는 광주시민단체… '복합쇼핑몰 좌초 원인 제공' 글에 전운

입력
2022.09.05 04:30
수정
2022.09.05 10:03
0 0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필화
SNS서 "시민단체 민관협의체
구성 요구에 사업 좌초 위험" 주장
팩트 체크해봤더니 사실과 달라
상인대책위가 민관협 구성 촉구
시민단체 "명예훼손 법적 대응"
강기정 시장 "與 지원책은?" 일침

복합 쇼핑몰 광주상인대책위원회가 지난달 23일 오후 광주광역시의회 시민소통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광주시가 복합 쇼핑몰 유치 사업 추진과 관련해 민관협의체를 구성하고 소상공인 보호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복합 쇼핑몰 광주상인대책위원회가 지난달 23일 오후 광주광역시의회 시민소통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광주시가 복합 쇼핑몰 유치 사업 추진과 관련해 민관협의체를 구성하고 소상공인 보호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어떤 이들의 말대로 "다른 동네 다 있는데 광주(광역시)에만 없다"는 복합 쇼핑몰 유치를 둘러싸고 전운이 감돌고 있다. 이미 국내 백화점 '빅3'가 광주 진출을 선언한 터라, 이들의 선점 경쟁으로 생각할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 국민의힘과 광주 지역 시민단체가 한판 맞붙을 태세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광주 복합 쇼핑몰 유치가 좌초 위험에 빠졌다"며 그 원인 제공자로 지역 시민단체를 지목하자, 시민단체들이 "사실과 다른, 황당한 프레임 씌우기이자 명예훼손"이라며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나섰다.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쏘아 올린 '공(광주 복합 쇼핑몰 유치)'이 지역 사회 관심을 촉발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이후 안착점을 찾지 못하고 자꾸 엉뚱한 곳으로만 튀는 모양새다.

권 원내대표는 4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글에서 "순조롭게 진행될 줄 알았던 (광주 복합 쇼핑몰 유치)사업이 또다시 좌초될 위험에 처했다"며 "지역 시민단체가 '민관협의체' 구성을 요구하고 나섰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민관협의체 요구는 5년 전과 같은 시민단체의 반대 투쟁을 반복하기 위한 사전 포석"이라는 해석까지 덧붙였다. 그는 그러면서 "더불어민주당은 또다시 시민단체와 협잡해 광주 시민의 염원을 짓밟을 것입니까? 복합 쇼핑몰에 대한 정확한 입장을 밝히라"고도 했다.

권 원내대표 말대로라면 시민단체가 광주시 복합 쇼핑몰 유치 사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것인데, 과연 그럴까. 결론부터 얘기하면 권 원내대표의 주장엔 사실관계가 틀렸다. 복합 쇼핑몰 유치와 관련해 민관협의체 구성을 처음으로 요구한 건 광주 지역 소상공인들로 구성된 '복합쇼핑몰 광주상인대책위원회(상인대책위)'였다. 상인대책위는 지난달 23일 기자회견을 열어 "복합 쇼핑몰 사업은 소상인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시민 공익은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며 광주시에 민관협의체 구성을 촉구했다. 상인대책위는 또 "복합 쇼핑몰 유치를 무조건 반대하는 게 아니다"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광주에 복합 쇼핑몰이 필요하냐, 필요치 않냐 하는 논쟁은 무의미해졌다는 얘기였다. 2017년 2월 소상공인들이 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이재명 당시 경기 성남시장, 시민단체 등과 함께 광주신세계 복합 쇼핑몰 건립을 반대하던 때와는 분위기가 완전히 달랐다.

권 원내대표의 '허언'에 시민단체들은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고 들고일어났다. 시민단체들은 권 원내대표를 향해 "민관협의체 구성을 요구한 사실도 없는데 시민단체를 복합 쇼핑몰 유치를 방해하는 협잡꾼으로 폄훼하고 명예를 훼손한 만큼 이에 대한 법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발끈했다. 시민단체들은 '권 원내대표발(發) 가짜 뉴스'를 계기로 민관협의체 구성을 비롯해 복합 쇼핑몰 유치 사업의 방향성 설정을 위한 논의 기구를 가동하는 등 공론화 작업에 본격 나선다는 계획이다. 광주공동체가 성숙한 논의 과정을 통해 소상공인과의 상생 방안 등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내겠다는 것이다.

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복합 쇼핑몰 유치와 관련해 생존이 달린 이해 당사자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는 게 비정상인 것처럼 말하는 권 원내대표의 인식 수준에 혀를 찰 뿐"이라며 "권 원내대표 글의 맥락을 보면, 민간기업이 투자한다고 하면 시민의 이익 침해에 대해선 말도 하지 말라는 논리로 들리는데, 이런 궤변이 어디 있냐"고 직격했다.

권 원내대표의 도발에 강기정 광주시장도 참전했다. 강 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뜬금없이 권 원내대표가 광주 복합 쇼핑몰이 좌초 중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열심히 노력 중인 사업에 찬물을 끼얹는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강 시장은 또 "정부와 여당은 대선 공약이자 지역 공약인 광주 복합 쇼핑몰에 대해 어떻게 지원할지 대책을 내놓으면 고맙겠다"며 "제가 권 원내대표에게 요구한 9,000억 원의 금액이 많다면 그럼 '어떤' 지원을, '어떻게' 하려고 하는지 대책을 내놓으면 된다"고 일침했다. 광주 복합 쇼핑몰 유치를 정쟁의 수단으로 변질시키지 말라는 뜻으로 해석됐다.

글·사진= 안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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