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잔수 중국 전인대 상무위원장 15일 방한
펠로시 이어 미중 서열 3위 연달아 접견
정부 '동맹외교' 공백 '의회외교'로 돌파구
김진표 국회의장이 미국과 중국의 유력인사와 연달아 만나며 외교무대에서 부쩍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동맹에 기댄 정부 외교가 미중 갈등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힘이 빠진 사이 의회가 구멍을 메우며 외교의 보폭을 넓히는 모양새다.
국회는 4일 중국 공산당 서열 3위 리잔수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우리의 국회의장 격)이 15~17일 방한한다고 밝혔다. 이번 방한은 김 의장의 공식 초청에 따라 한중수교 3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것이다. 올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한 박병석 당시 국회의장 방중의 답방 성격도 있다.
김 의장은 리 상무위원장과 16일 국회에서 양자회담을 마친 뒤 공동언론 발표에 나선다. 이후에는 의장 공관에서 만찬도 예정돼 있다. 두 달 전 리 상무위원장이 김 의장 취임 축하 메시지를 전할 당시 '가까운 시일 내 한국을 찾아달라'고 바로 초청해 성사된 자리다. 그만큼 의회 외교에 적극적인 셈이다.
리 상무위원장은 66명의 대표단을 이끌고 한국을 찾는다. 양전우 상무위원회 비서장, 우위량 감찰및사법위원회 주임위원, 쉬사오스 재정경제위원회 주임위원, 장예수이 외사위원회 주임위원 등 중국 전인대 주요 인사가 망라됐다.
앞서 김 의장은 지난달 4일 미국 권력서열 3위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만났다. 당시 윤석열 대통령이 휴가 중이어서 펠로시 의장과 전화통화에 그친 만큼, 김 의장은 펠로시 의장이 한국에서 만난 최고위급 인사다. 같은 달 16일에는 빌 게이츠 빌 앤 멀린다 게이츠 재단 공동이사장의 국회 연설을 성사시켰다. 김 의장은 첫 해외순방지로 폴란드와 루마니아를 택해 방산과 원전 수출의 기반을 다지기도 했다.
이 같은 광폭 행보와 관련, 김 의장은 7월 열린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변화된 국제질서에서 동맹과 발맞춰야 하는 것도 현실이고, 경제와 안보를 위해 이웃나라와 긴밀히 협력해야 하는 것도 현실”이라며 “중국을 비롯해 정부가 충분히 감당하지 못하는 외교 공백이 있다면 국회가 앞장서 이를 메우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힌 바 있다.
김 의장은 지난달 윤 대통령과의 만찬 자리에서도 “정부가 동맹 외교에 치중한 정책을 펼칠 수밖에 없으니, 한중 외교 같은 것은 국회에서 보완하는 게 옳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정부가 의회 외교에 필요한 지원을 다 하겠다”고 화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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