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방문 관광객 발길도 뚝 끊겨
평소 1일 4만명대에서 1만명대로
서부지역 폭우 침수 피해 잇따라
제11호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4일 제주 서부지역을 중심으로 많은 비가 쏟아져 주택과 도로, 차량 등의 침수 피해가 잇따라 발생했다.
제주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를 전후해 제주 서부지역을 중심으로 시간당 50㎜ 이상의 매우 강한 비가 쏟아졌다. 서귀포시 대정읍 지역에는 이날 오전 11시50분쯤 시간당 74.5㎜의 폭우가 내렸다.
갑작스러운 폭우로 이 지역에선 침수 피해가 이어졌다. 제주도 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16분쯤 서귀포시 대정읍 무릉리에서 불어난 물에 차량이 고립돼 구조대가 2명을 구조했다. 또 오후 1시52분에도 대정읍 영락리에서 침수 지역에 고립된 1명이 119에 의해 구조됐다. 이뿐만 아니라 서귀포 대정읍 하모리 대정오일시장과 대정초등학교 지하실이 침수된 것을 비롯해 도로와 주택, 상가, 과수원, 창고 등 침수 피해 신고가 잇따랐다. 소방당국은 이날 오후 4시 기준 27건의 배수작업과 13건의 안전조치를 마쳤다.
기상청은 태풍 북상에 따라 형성된 비구름대의 영향으로 이날 제주도 서부를 중심으로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30∼50㎜ 이상의 매우 강한 비가 오는 곳이 있겠다고 전망했다. 현재 제주 서부를 제외한 제주 나머지 지역에 내리던 비는 소강상태를 보이며 내리다 그치기를 반복하고 있다.
기상청은 4일부터 6일까지 제주에 100∼300㎜, 많은 곳에는 400㎜ 이상의 비가 더 내리겠다고 예보했다. 특히 산지에는 600㎜ 이상의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제주지역은 5일과 6일 태풍의 직접 영향에 들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제주를 찾았던 관광객 일부는 항공기 결항사태를 우려해 서둘러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제주공항을 찾고 있어 공항이 북적거렸다. 여기에 제주로 여행을 오려는 관광객 발길도 크게 줄었다.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평소 1일 평균 4만 명대에 이르던 관광객이 기상 예보 발표 직후 1만 명대로 줄었다. 실제 지난달 1일 평균 4만1,200여 명이 제주를 찾았지만 1일 3만5,038명, 2일 2만4,993명, 3일 1만6,322명으로 크게 줄었다.
힌남노는 이날 오전 9시 기준 중심기압 940헥토파스칼(hPa), 최대풍속 초속 47m의 매우 강한 태풍으로 대만 타이베이 동북동쪽 320㎞ 부근 해상에서 시속 18㎞ 속도로 북상하고 있다. 이 태풍은 4일 밤 일본 오키나와 서쪽 해상을 지나 5일과 6일 제주를 스쳐 지나갈 것으로 보여 큰 피해가 우려된다.
제주도 재난안전대책본부와 기상청 관계자는 “태풍이 북상하면서 6일까지 제주에 비가 이어져 강수 지속시간이 길어지겠고, 매우 강한 비바람이 예상돼 피해가 없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