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난민' 신청ㆍ알선 외국인 무더기 적발

브로커 등 4명 구속
·3명 불구속...12명 강제 퇴거

허위 난민 신청 흐름도. 인천공항출입국·외국인청

국내 장기 체류를 위해 허위로 난민 신청을 하거나 이를 알선한 외국인들이 무더기로 출입국당국에 붙잡혔다.

인천공항출입국·외국인청은 2일 "출입국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우즈베키스탄 국적 30대 여성 브로커 A씨 등 4명을 구속하고, 공인중개사 B씨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같은 혐의로 달아난 카즈흐스탄 국적 브로커 1명을 뒤쫓고 있다. 인천공항출입국·외국인청은 A씨 주거지를 압수수색해 허위 난민 신청서 파일 100여 개와 알선 정황이 담긴 휴대폰 대화 내용 등을 확보했다.

이번 수사에서 허위 난민 신청자 63명도 적발됐다. 국적별로 우즈베키스탄 22명, 러시아 20명, 카자흐스탄 10명, 키르기스스탄 9명, 튀르키예 2명이다. 이중 2명은 A씨와 함께 구속됐고, 12명은 강제 퇴거 조치됐다. 나머지 49명은 소재를 파악 중이다.

A씨 등은 체류기간이 임박한 관광·단기 비자 입국자들에게 인당 80만~300만 원을 받고 허위 난민 신청을 알선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미리 작성해놓은 허위 난민 신청서와 B씨 등에게 의뢰해 받은 허위 부동산 임대차 계약서를 신청자들에게 준 것으로 조사됐다. A씨 등은 난민 심사 인터뷰에 대비해 허위 난민 신청 사유를 외우게 했다.

인천공항출입국·외국인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난민 신청자 수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수원출입국·외국인청 평택출장소에 특정 국가 난민 신청이 집중된 사실을 확인하고 수사에 착수해 이들을 적발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