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룸에 대형 금고 설치해 두고 유통
대구경찰, 일당 9명 검거 4명 구속
원룸에 대형 금고까지 두고 마약을 밀반입해 전국에 유통한 태국인 불법체류자들이 구속됐다. 검거 당시 금고에는 1만1,000명이 동시 투약할 수 있는 필로폰이 보관돼 있었다.
대구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일 "대량의 마약을 보관해 일부는 유통하고 투약까지 한 혐의(마약류관리법 위반)로 A씨 등 태국인 9명을 붙잡아 4명을 구속하고, 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등은 경남 김해의 한 원룸에 높이 70㎝, 폭 50㎝의 대형 금고를 설치한 뒤 필로폰과 신종 합성마약 야바를 넣어두고 대구 지역을 중심으로 유통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이 이들 주거지에서 압수한 마약은 필로폰 330g으로, 통상 1회 투약분이 0.03g인 점을 감안하면 1만1,000명이 한 번에 투약할 수 있는 양이다. 알약 형태로 필로폰에 카페인을 섞어 만든 합성마약 야바도 2,200정 발견됐다. 태국에서 ‘미친 약’으로 불리는 야바는 흡입하면 심각한 정신장애를 일으키고 공격성도 강해진다.
A씨 등은 주로 국제우편 등을 통해 태국에서 마약을 밀반입한 뒤, 대구를 중심으로 외국인 밀집 지역이나 외국인 전용 클럽, 유흥업소 등에 공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외국인 불법체류자들을 통한 마약류 밀반입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대구경찰이 집계한 외국인 마약사범 검거 인원은 2018년 596명에서 2021년에 1,606명으로 3배 정도 증가했다. 주로 태국과 베트남 등에서 온 마약사범들은 현지에서 값싸게 거래되는 마약류를 국내에 들여와 고가에 판매한다. 태국에서 1알에 1,000~3,000원에 거래되는 야바는 국내에서 1알에 10만 원까지 가격이 뛴다.
대구청 광역수사대 관계자는 "외국인 마약 범죄가 크게 늘어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며 "유흥업소나 숙박업소에서 은밀히 이뤄지는 마약류 유통과 투약 행위를 적극 단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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