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호 태풍 힌남노 접근… 수족관으로 이송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앞바다에 설치된 가두리에서 방류를 위해 야생적응 훈련 중이던 남방큰돌고래 비봉이가 북상하는 태풍에 대비해 31일 오전 9시 퍼시픽리솜 수족관으로 긴급 이송됐다.
해양수산부는 제11호 태풍 힌남노 북상에 따라 제주 지역에 강풍과 3m 이상의 높은 파고가 예상되면서 비봉이가 훈련 중인 가두리가 파손되거나 그물이 엉킬 위험이 있어 이같이 조치했다고 밝혔다. 앞서 29일 비봉이 방류 협의체(해수부, 제주도, 호반호텔앤리조트, 핫핑크돌핀스, 제주대)와 기술위원회 전문가들이 긴급 회의를 개최한 결과에 따른 것이다. 비봉이는 당분간 수족관에서 먹이 사냥 훈련 등 야생 적응훈련을 받을 예정이다.
해수부는 제주 해역이 태풍의 영향권에서 완전히 벗어나고, 야생 훈련용 가두리를 보수하는 등 비봉이를 다시 가두리 훈련장으로 보낼 여건을 조성하는데 열흘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비봉이는 추석연휴 이후 다시 가두리훈련장으로 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는 게 해수부 측의 설명이다.
한편 잦은 이송에 따른 스트레스, 앞으로 추가 태풍 발생 여부, 재훈련 기간 필요 등을 감안할 때 비봉이를 방류할 수 있을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조희경 동물자유연대 대표는 "추석 전후 제주에 태풍이 온다는 건 가두리로 비봉이를 보내기 전 예측할 수 있었던 사안"이라며 "비봉이가 겪을 혼란과 스트레스가 우려된다. 이런 점을 고려하지 않고 방류를 결정한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재영 해양수산부 해양생태과장은 "그간 비봉이가 야생에서 매우 잘 적응한 점, 양호한 건강상태 등을 봤을 때 여전히 방류가 가능하다는 의견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추석 이후 비봉이가 바로 다시 가두리로 가는 게 결정된 건 아니다"라며 "기술위원회에서 훈련 상황, 건강상태 등을 검토해 가두리 이송 여부를 확정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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