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북' 앨범 16일 발매하는 피아니스트 랑랑
한국계 독일인 아내 지나 앨리스가 한국어로 노래도
"초등학교에 피아노 레슨을 가면 디즈니 음악을 연주해 달라는 아이들 요청이 많은데 제가 아는 곡이 '겨울왕국'뿐이었어요. 이제 아이들에게 연주해 줄 곡이 많이 생겨 좋네요."
중국 출신의 세계적 피아니스트 랑랑(40)은 화려한 연주는 물론 다양한 협업으로 대중과의 접점을 넓히려 노력하는 연주자다. 올림픽·월드컵에서 연주하고 가수 싸이와 협업 무대를 가진 그가 이번에는 디즈니와 손을 잡았다. 9월 16일 발매되는 '디즈니 북'은 도이치 그라모폰과 2023년 창립 100주년을 맞는 디즈니 그룹이 손잡고 만든 앨범이다. 세계 정상급 편곡자들이 '피노키오', '백설공주' '겨울왕국' '소울' '코코' '엔칸토' 등 디즈니 애니메이션 수록곡 27곡을 클래식한 피아노곡으로 편곡했다.
독일 베를린에 머물고 있는 랑랑은 30일 한국 언론과 화상으로 만나 "오랫동안 꿈꿔 온 앨범"이라고 이번 작업을 소개했다. '아기 돼지 삼형제'로 처음 디즈니 곡을 접했다는 랑랑은 "항상 디즈니 애니메이션 관련 앨범을 내고 싶었지만 누구에게나 친숙한 곡을 피아노곡으로 만드는 게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편곡 등 준비에만 4년이 걸렸다"며 "이 앨범이 피아노로 연주한 배경 음악으로 여겨지지 않았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라이온 킹'과 '덤보'는 드뷔시, '겨울왕국'의 '렛잇고'는 라흐마니노프 스타일로 편곡했다고 소개했다. 또 '엔칸토'는 라틴재즈, '소울'은 뉴올리언스재즈로 선보인다. 이탈리아 팝페라 가수 안드레아 보첼리 등 세계적 음악가들도 힘을 보탰다. 그중 '피노키오'의 주제가 '웬 유 위시 어폰 어 스타(When You Wish Upon A Star)'는 랑랑의 아내인 한국계 독일인 피아니스트 지나 앨리스가 영어와 한국어로 불렀다. 지난해 초 태어난 아들에게 헌정하는 곡이다.
'디즈니 북'은 랑랑 국제음악재단 음악 교육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2019년 발매된 ‘피아노 북’이 랑랑의 음악 여정에서 의미 있는 곡을 모아 젊은 음악가들을 격려하는 프로젝트였다면 '디즈니 북'은 디즈니 음악을 통해 전 세대가 클래식 음악과 가까워지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2008년 설립한 랑랑 국제음악재단은 전 세계 예비 음악인들을 교육·후원하는 단체다.
음악과 별개로 랑랑이 가장 좋아하는 디즈니 애니메이션은 '햄릿'에서 모티프를 딴 ‘라이온 킹’이다. 최근작 중에선 가족, 친구와 보내는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깨닫게 해 준 '코코'를 좋아한다.
랑랑은 이 음반 레퍼토리로 조만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야외 공연장 할리우드볼, 영국 런던 로열앨버트홀 등에서 공연한다. 지난 2월 한국에서 독주회를 가졌던 랑랑은 "한국 공연 일정은 미정이지만 내년 여름 정도에 디즈니 야외 연주회를 가질 수 있을지 논의하고 있다"며 "한국은 음악에 있어 중요한 국가고 최대한 많이 한국을 방문해 연주하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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