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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카카오는 두 창업자의 국감 증인 출석 막아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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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카카오는 두 창업자의 국감 증인 출석 막아낼 수 있을까

입력
2022.09.09 04:30
수정
2022.09.09 10:07
10면
0 0

윤석열 정부 첫 국정 감사 10월 4~24일
불공정 거래·소비자 보호 소홀 등 쟁점
ICT 업계, 창업자·CEO 증인채택 촉각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가 지난해 10월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가 지난해 10월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의정의 꽃, 국정감사 기간이 돌아오고 있습니다. 올해 국정 감사는 10월 4일부터 24일까지인데요. 하지만 국정감사가 아직 한 달 가량 남았음에도 여야 모두 국내외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의 불공정 거래와 소비자 피해 문제를 강하게 따져 묻겠다고 벼르면서, 주요 ICT 기업들은 창업자와 최고경영자(CEO)의 증인 채택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이해진·김범수, 2년 연속 국감장 등장하나

지난해 10월 21일 당시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답변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지난해 10월 21일 당시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답변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9일 정치권과 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정감사 ICT분야 증인 채택 쟁점은 ①업계 대장격인 네이버·카카오 창업자 및 CEO ②애플·구글 등 '해외 공룡 플랫폼' 기업 한국 대표자 ③통신3사 CEO의 국정감사 출석 여부인데요.

특히 네이버 이해진, 카카오 김범수 창업자의 국정감사 증인 채택 여부는 초미의 관심사입니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ICT업계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상징적이기 때문이죠. 두 창업자는 지난해 국정감사에도 증인으로 출석했지만 올해는 상황이 조금 다릅니다.

현재 두 사람 모두 '서류상' 국내 경영에는 손을 뗀 상태입니다. 이 창업자는 2017년부터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GIO)으로 투자 전략을 담당하고 있고, 김 창업자도 올해 3월 카카오 의장직을 사임하며 국내 경영에서 물러났습니다. 이 창업자는 5년 전부터, 김 창업자는 불과 반년 전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난 만큼 국정 감사 증인 채택 자체를 부담스러워할 수밖에 없겠죠.

하지만 국회에선 두 창업자를 바라보는 시선이 다릅니다. 여야 일부 의원실에선 네이버와 카카오는 올해 각각 최수연, 남궁훈 대표 중심으로 경영 체계를 개편했지만 중요한 의사 결정을 할 때는 여전히 창업자들의 '입김'이 작용한다고 보는 분위기인데요. 두 창업자에 대한 증인 신청을 준비 중인 의원들은 ①뉴스 포털 편집권 ②광고 알고리즘 ③중소 상공인들과 공정 거래 문제 등 핵심 쟁점을 두고 창업자에게 직접 의견을 묻고 개선 방안을 약속받겠다는 입장입니다.

한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는 "플랫폼 불공정 논란 등 네이버와 카카오 관련 이슈가 많기 때문에 이해진, 김범수 창업자는 당연히 부를 수밖에 없다"면서 "명목상으로는 국내 경영에서 손을 뗐다고 하지만 사실상 두 사람의 의지가 경영 결정에 크게 작용하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정무위원회 관계자도 "플랫폼 불공정 이슈나 포털 알고리즘 공정성 문제 등 관련 쟁점이 많다"면서 "두 사람을 국정 감사에 부르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아울러 광고 알고리즘 투명화 등이 담긴 온라인플랫폼공정화법(온플법)이 사실상 폐기 수순에 접어든 상황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가 네이버, 카카오 등 플랫폼 사업자 규제 방안을 '자율규제'로 전환한 만큼, 두 회사의 CEO를 대상으로 한 날 선 공방전이 열릴지 눈길을 끌고 있는데요.

네이버와 카카오는 국회 과방위와 정무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각종 쟁점에 답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포털과 입점업체 간 불공정 거래 비판이 쟁점입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환경노동위원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증인 채택 가능성도 있어, 최대 5~7개의 상임위에 불려 갈 수 있는데요. 환노위는 기업문화, 문체위는 웹툰 작가들과의 계약문제, 농해수위는 쇼핑몰 판매 물품의 적절성 등이 핵심입니다.

실제 네이버는 지난해 농해수위 국정 감사에 나가 네이버쇼핑의 '총알오징어(몸길이 20㎝ 미만 새끼오징어)' 판매 중단을 요구받기도 했습니다. 최근 택시호출 서비스를 담당하는 카카오모빌리티 매각 관련 내홍을 겪었던 카카오는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불려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국내법 무력화 구글·애플 벼르는 국회

글로벌 IT공룡 기업인 구글과 애플의 한국 대표자들은 국정감사 증인채택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두 회사는 올해 2월 통과된 인앱결제강제금지법을 따르지 않고 있다. 각 사 앱 장터 로고

글로벌 IT공룡 기업인 구글과 애플의 한국 대표자들은 국정감사 증인채택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두 회사는 올해 2월 통과된 인앱결제강제금지법을 따르지 않고 있다. 각 사 앱 장터 로고


글로벌 IT공룡 기업인 구글과 애플의 한국 대표자들은 국정감사 증인 채택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데요. 국회는 올해 2월 세계 최초로 '구글 갑질방지법(인앱결제강제금지법·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는데, 두 회사는 오히려 응용소프트웨어(앱) 마켓 내 외부 결제를 차단하거나 외부 결제에 높은 수수료를 부과하는 등 법안을 무력화시켰습니다. 이에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 음원서비스 구독료가 덩달아 올라가는 결과가 발생하면서 '괘씸죄'까지 더해졌는데요. 한 과방위 의원실 관계자는 "애플과 구글의 인앱결제 강제 행위는 법안을 무시하고 소비자 피해를 발생시킨 행위"라며 "여야 모두 증인 채택에 공감대를 이루고 있고 해당 문제를 강하게 따져 물을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더불어 국내 인터넷서비스공급사(ISP)인 SK브로드밴드와 망이용료 지불 관련 소송을 벌이고 있는 넷플릭스 한국 대표자도 국정감사 증인석에 설 것이 유력합니다.

국정감사 '단골 손님'인 통신3사 CEO 역시 올해 국정감사에 모두 나가야 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5세대(5G) 이동통신 서비스 투자 부진과 '2시간 이상 연속 통신장애만 배상'하는 소비자 이용약관의 불공정성 문제, 통신사의 스팸·광고문자 차단 역할 강화 등이 쟁점으로 떠오릅니다. 특히 올해는 통신3사가 처음으로 '5G 중간요금제'를 도입한 만큼, 중간요금제 확대와 기지국 설비 투자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는데요.

한편 기업들은 국정감사 증인 채택 군불 지피기가 시작되자 나름의 '생존 활동'에 돌입했는데요. 한 ICT업계 관계자는 "추석 연휴가 지나면 증인채택 논의가 더 중요해질 것"이라며 "이맘때면 국회에 여러 쟁점과 비판 지점에 대한 사전 설명 작업을 많이 한다"고 밝혔습니다. 통상 기업들은 경영진이 국회에 나가는 일을 최소화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데요. 국회는 9월 중순부터 의원실별 증인신청 명단을 모은 뒤 상임위별 간사 협의를 통해 최종 증인 채택 명단을 확정할 예정입니다.

송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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