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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 줄여도 해수면 27cm 상승 불가피..."빙하 3%는 무조건 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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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 줄여도 해수면 27cm 상승 불가피..."빙하 3%는 무조건 녹는다"

입력
2022.08.30 17:00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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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기후 상태서 녹을 수밖에 없는 '좀비 빙하' 발견
이상 고온으로 강설량은 줄고 빙하는 더 녹았기 때문
"최악의 경우 해수면 78cm까지 상승할 수 있어"

그린란드 피투픽 지역 인근 배핀만 해상에 떠 있는 거대한 빙하. 피투픽=AFP 연합뉴스

그린란드 피투픽 지역 인근 배핀만 해상에 떠 있는 거대한 빙하. 피투픽=AFP 연합뉴스

지금까지 진행된 기후 위기만으로 향후 그린란드 빙하의 3.3%가 무조건 녹을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는 약 110조 톤에 해당하는 양으로, 지구 해수면을 27cm가량 상승시킬 수 있다. 향후 탄소 배출이 중단되지 않을 경우 이보다 더 많은 빙하가 녹을 수 있는 셈이다.

29일(현지시간) 덴마크·그린란드 지질연구소 연구팀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논문을 국제 학술지 '네이처 기후 변화(Nature Climate Change)'에 게재했다.

그린란드 빙하가 녹으면 해수면이 상승한다는 사실은 여러 차례 알려졌다. 하지만 해당 논문의 해수면 상승 예측치(27cm)는 기존에 발표된 수치보다 훨씬 높아 경각심도 높이고 있다. 지난해 유엔 산하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보고서는 2100년까지 해수면이 6~13cm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해수면 상승 예측치가 높아진 배경에는 이른바 '좀비 빙하'가 있다. 빙하는 원래 녹으면서도, 눈이 내리면 녹은 부분이 보충돼 녹지 않는 균형 상태가 유지된다. 하지만 지난 수십 년 동안 기후 위기가 촉발한 이상 고온 현상이 이어졌고, 이러한 균형 상태가 깨진 빙하가 생겼다. 즉 현재 기후 상태에서는 녹을 수밖에 없는 좀비 빙하가 생겨난 것이다.

논문 공동저자 윌리엄 콜건 빙하학자는 "향후 기후가 어떻게 되든지 상관없이 (좀비 빙하는) 녹아서 필연적으로 해수면을 상승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구팀도 좀비 빙하가 모두 녹는 시기가 언제가 될지는 모른다"면서도 "이번 세기 후반이나 적어도 2150년에는 모두 녹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특히 이 전망치도 다소 낙관적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향후 인류가 화석 연료를 더 태우는 등 온실가스 배출이 늘어날 경우 그린란드 해빙이 더 심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2012년 그린란드에서는 최악의 해빙이 관측됐는데, 이 같은 일이 자주 발생하면 해수면이 최대 78cm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논문은 경고했다.

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피해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사라지는 섬'이라고 불리는 투발루나 피지, 통가 등 저지대 국가들이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해수면에서 고작 2~4m 떨어져 있는 투발루 외무장관은 수몰 위기에 놓인 자국의 현실을 알리기 위해 수중에서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선진국도 예외는 아니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은 2050년까지 미국 해수면이 25~30cm 상승할 경우 '파괴적인 홍수'는 지금보다 5배, '일반적인 홍수'는 지금보다 10배 더 많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다.

김호빈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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