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견니'로 폭발적 인기 모은 대만 배우 허광한
국내 첫 팬미팅 앞두고 내한
"설경구 공효진 등 좋아하는 한국 배우 많아"
지난 2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 호텔에서 대만 배우 허광한을 만났다. 흰 셔츠에 베이지색 면바지, 이마를 살짝 드러낸 헤어스타일로 나타난 허광한의 표정은 아주 밝았다. 전날 시크한 올블랙 패션으로 입국한 모습과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였다.
마치 드라마 '상견니' 속 그 같았다. 교복을 입은 리쯔웨이와 20대 왕취안성 두 인물을 연기했던 허광한은 작은 변화로도 여러가지 느낌을 뿜어낼 수 있는 배우임이 확실했다.
"안녕하세요"라며 능숙한 한국어로 인사한 허광한은 인터뷰 도중 "모르겠습니다. 죄송합니다. 네" 등의 간단한 한국어를 곁들이며 취재진과의 소통에 적극적으로 임했다. 하지만 실제로 한국어 회화는 불가능하단다. 그는 "외우는 걸 잘하다 보니 외워서 한 거다. 이번에 (대만에) 돌아가면 본격적으로 배워볼 생각"이라며 웃었다. 허광한이 가장 좋아하는 한국어는 "사랑해요"다.
"한국 팬들 너무 귀여워요"
입국 당시 공항에 마중나온 수많은 팬들을 보며 당황한 듯 보였던 허광한은 이날 인터뷰에서 "놀라기도 했지만 많은 감동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처음 한국에 온 건 7년 전이었다. 그에겐 두 명의 누나가 있다. 누나들이 한국을 좋아해 따라왔었다는 허광한은 "일정은 모두 누나들이 짰다"며 아쉬움을 표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번에는 일로 방문한 만큼 마음가짐이 다르긴 하지만 한국의 새로운 면모를 볼 수 있어서 좋단다.
허광한은 다음 달 3~4일 세종대학교 대양홀에서 개최되는 '2022 HSU KUANGHAN FANMEETING-Present in Seoul'에 참석한다. 국내에서 여는 생애 첫 팬미팅이자 중화권 스타가 팬데믹 이후 한국에 방문해 진행하는 첫 공식 행사다. 이 행사는 예매 오픈 5분 만에 전석 매진됐다.
코로나19 때문에 팬들과의 대면 행사가 취소돼 아쉬웠다는 허광한은 "'상견니'가 한국에서 인기 많다는 걸 주변에서 알려줬다. 한국 팬들이 굿즈도 만들고 이벤트나 모임을 하는 거 보면서 '너무 귀엽다' 생각했고, 스스로 감동받아서 내 마음에 남아 있었다. 기쁘게 생각하다가 한국 측에서 좋은 제안을 해줘서 오게 됐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도 많은 스타들이 코로나19에 확진됐었지만 다행히 그는 아직 코로나19에 한 번도 노출되진 않았다.
"한국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 재밌게 봤다"
지난 2019년 한국에서 첫 방영된 '상견니'는 수많은 팬들을 양산했다. 이 작품은 세상을 떠난 남자친구를 잊지 못한 여자가 운명처럼 1998년으로 타임슬립, 죽은 남자친구와 똑같이 생긴 남학생을 만나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현재 한국에서도 리메이크가 확정돼 안효섭 전여빈 등이 출연을 확정했다.
원작 배우로서 당부할 말이 없는지 묻자, 허광한은 "변하지 않길 원하는 장면은 없다. 완전히 다른 스타일의 '상견니'가 나오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한국 배우의 캐스팅에도 만족감과 기대감을 드러냈다.
한국의 배우나 감독 등 개인적으로 관심 갖고 있는 사람이 있는지 묻자 "너무 많다"며 눈을 크게 떴다. 그가 꼽은 배우는 설경구 송강호 김윤석 유아인 공효진 전도연이다. 특히 최근엔 '우리들의 블루스'에 푹 빠져 해당 드라마의 출연 배우들에도 관심이 많아졌다. 박찬욱 감독과 봉준호 감독도 언급했다.
한국 아티스트와의 협업에 대해서도 무척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는 "기회가 있다면 영광일 거 같다. 기회를 준다면 어느 영역이든 제한을 두지 않고 꼭 해보고 싶다"는 강력한 의지를 피력했다.
"누나들이 슈퍼주니어 팬... 멤버 데려가고 싶어"
허광한은 지난 2013년 데뷔해 어느덧 10년 차 배우가 됐다. 그때와 달라진 것과 달라지지 않은 것이 무엇인지 묻자 진지한 답변이 돌아왔다. "당시엔 나이가 어리다 보니 도전의식이 충만한 청년이었어요. 그땐 '뭘 해야지' 하는 게 없이 그저 열심히 하는 상태였죠. 시간이 흐르면서 연기를 하고 배우라는 직업을 가지면서 안정적으로 바뀌었어요. 어떤 과정을 통해 내가 이 영역에 적합한 사람이라고 느끼면서 안정적인 상태에 접어든 것 같아요."
처음부터 변하지 않는 한 가지가 있다면 시나리오를 접하는 순간의 마음이란다. "스토리의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인물을 어떻게 구현할까에 대한 생각이 들어요. 항상 열심히 하는 것이 연기에 대해 최선을 다해 변하지 않고 유지하는 자세라고 생각해요. 처음에는 구체적인 목표가 없었어요. 제가 어디까지 할 수 있고 그런 걸 몰랐기 때문이죠. 지금은 제가 잘 할 수 있단 걸 알고 있고, 한 작품 한 작품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상견니'를 거치면서 스스로를 잘 이해하게 됐다는 허광한. 이제는 자신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깨달았고, 사람들의 주목을 받는 배우로서 삶의 균형감도 유지할 수 있게 됐다고 털어놨다. "확실하게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끝으로 '한국에서 가져가고 싶은 것'을 물었더니, 의외의 재미난 답변이 돌아왔다. "슈퍼주니어요. 누나 둘 중에 한 분이 왕팬이어서 멤버 중 한 분을 데려가야 할 거 같아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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