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탄희 "800원 버스기사 해고, 균형감 있나"... 오석준 "다른 사정도 있어"

오 후보자, 사람 차별 지적에 "우려에 공감"

오석준 대법관 후보자가 29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석준 대법관 후보자가 과거 자신이 내렸던 800원 횡령 버스기사 해고 판결 논란을 두고 "마음은 무겁지만, 다른 사연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오 후보자는 29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특별위원회(인사청문회)에서 버스기사 해고 판결과 검사 면직 관련 판결에 대해 질의를 받았다. 오 후보자는 2010~2013년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 재판장으로 근무할 당시, 운송수입금 800원을 횡령한 17년 차 버스기사 해고가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반면 85만 원 접대를 받은 검사의 면직 조치는 가혹하다고 판결했다.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800원 횡령 버스기사 해고 판결을 집중적으로 비판했다. 이 의원은 "버스기사가 소액 횡령을 했다면 해고보다는 구제한 판결이 더 많다"며 "한순간에 직장을 잃은 버스기사는 10년간 직업을 구하지 못했고 생계에 큰 타격을 입었다"고 지적했다.

오 후보자는 이에 "그분이 판결로 인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무겁다"면서도 "의원님이 알고 있는 것과 다른 사정도 있던 것 같다"고 반박했다.

이 의원이 "검사 면직 부당 판결과 달리 버스기사 횡령 사건에선 (판결로 인한) 불이익과 버스기사의 사정을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아 '균형감이 없는 것 아니냐' '사람을 차별하는 대법관이 나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고 묻자, 오 후보자는 "그런 우려에 공감한다"며 몸을 낮췄다.

박준규 기자 ssangkkal@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