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형 콘텐츠·신선식품 강화로 매출 상승
공격적 확장…롯데마트, 추석 전 7개점 오픈
와인 전문매장 '보틀벙커'에서는 2,000원이면 취향에 따라 와인을 시음해볼 수 있다. 이용권 카드를 충전해 자판기 형태의 기계에서 와인을 내리는데, 5,000원 상당의 가벼운 안주도 주문할 수 있어 비용 부담 없는 이색 체험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애주가의 성지'로 거듭난 이 매장은 백화점도, 쇼핑몰도 아닌 롯데마트 잠실점인 '제타플렉스'에 입점해있다. 마트 1층 공간 70%를 차지할 정도로 규모가 큰데, 고객 방문을 유도하면서 잠실점 전체 매출을 끌어올렸다. 지난해 12월 보틀벙커가 고객을 만난 이후 잠실점 전체 매출은 40% 늘었고, 주류 매출은 세 배 이상 증가했다.
롯데마트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오래된 점포를 새롭게 꾸민 매장은 대형마트 3사의 매출이 모두 올랐다. 전통적 운영 방식에서 벗어나 새 단장과 함께 체험형 콘텐츠와 신선식품 분야를 강화한 것이 효과를 봤다는 분석이다.
마트 3사, 리뉴얼하자 매출도 올랐다…비결은
28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리뉴얼한 12개 매장의 1~8월 매출이 기존점 대비 평균 20% 이상 높게 나타났다. 같은 기간 리뉴얼 점포의 고객 수도 30% 늘었다. 이마트의 경우 리뉴얼 점포의 전년 동기 대비 7월 매출이 여수점은 20.2%, 경기광주점은 28.7% 올랐다. 6월 새로운 모습을 선보인 홈플러스 방학점은 6월 9일부터 7월 31일까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9%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쇼핑이 목적이 아닌 놀 수 있는 체험형 매장으로 운영 방식을 바꾼 게 큰 효과를 봤다는 게 업체들의 설명. 롯데마트는 보틀벙커 말고도 반려동물 전문숍인 '콜리올리', 화장품 매장인 '롭스플러스' 등 특화 매장을 강화하고 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각 지역 상권 특성을 따져보고 특화 매장을 다채롭게 배치 중"이라며 "콜리올리, 롭스플러스가 들어가는 부산 화명점은 다음 달 문을 연다"고 밝혔다.
집밥 수요 잡아야…신선식품 코너 강화도
식품 파는 공간을 기존보다 더 넓힌 것도 눈에 띈다. 롯데마트는 신선식품과 냉장·냉동 제품의 진열 면적을 늘리고 서비스도 강화하고 있다. 18일 리뉴얼을 마친 춘천점은 회 뜨고, 초밥 만드는 과정을 직접 볼 수 있게 '클린룸' 형태로 바꿨고, 축산은 기존 '1++' 한우보다 더 높은 등급의 하이엔드 브랜드로 취급 라인을 확대했다. 이마트는 같은 야채도 고객 취향과 용도에 따라 순한 맛, 진한 맛 등으로 나눠 진열하면서 신선 코너를 '스토리텔링형 매장'으로 탈바꿈했다.
동시에 고객 소비의 변화에 따라 상품별로 코너 배치도 대대적으로 손보고 있다. 간편하게 한 끼를 때우는 식품에 대한 수요가 늘자 홈플러스의 리뉴얼 매장은 신선식품을 앞세웠던 기존 매장과 달리, 최근 고객 수요가 높았던 베이커리, 샐러드 등의 코너를 입구 쪽에 배치했다. 고소한 빵 냄새로 식욕을 자극하면서 리뉴얼한 방학점의 경우 6~7월 베이커리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07% 늘었다.
대형마트 3사는 올해 리뉴얼 매장을 늘리는 데 속도를 낼 예정이다. 롯데마트는 올 추석 전에 리뉴얼 매장 7개점을 새로 연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추석 대목과 연말까지 실적을 감안해서 리뉴얼 매장 오픈을 기존 일정보다 3개월 앞당겼다"며 "하반기 실적에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기대했다. 2020년부터 총 35개점을 리뉴얼한 이마트는 올해 약 12개 점포를 재단장할 계획이다. 리뉴얼 매장 10개점을 보유한 홈플러스는 올해 안에 7개점을 추가로 오픈할 예정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