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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끝' 벗어난 이준석···'비상등' 켜진 윤핵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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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끝' 벗어난 이준석···'비상등' 켜진 윤핵관

입력
2022.08.26 21:0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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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17일 오후 양천구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린 당 비상대책위원회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사건의 심문을 마친 후 법원을 빠져나오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17일 오후 양천구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린 당 비상대책위원회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사건의 심문을 마친 후 법원을 빠져나오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의 '벼랑 끝 전술'이 통했다. 법원이 26일 주호영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게 '직무집행 정지' 결정을 내리며 사실상 이 전 대표의 손을 들어주면서다. 당 윤리위원회 징계와 비대위 출범으로 당대표직에서 강제로 축출된 이 전 대표는 이날 법원 결정으로 '기사회생' 가능성을 엿볼 수 있게 됐다. 반면 비대위 출범을 주도한 권성동 원내대표를 비롯해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은 사태 수습 책임과 거취 압박에 직면하게 됐다.

이 전 대표 측은 비대위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 인용 결과에 고무된 분위기다. 비대위 전환 과정에서 끝까지 사퇴 의사를 밝히지 않았던 김용태 전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권력의 부당한 행보에 맞서 민주주의를 지키고자 했다"며 "민주주의 최후 보루인 법원의 판단에 깊은 감사를 느낀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 측 변호인단도 입장문을 내고 "이번 결정은 사법부가 정당 민주주의를 위반한 헌법파괴 행위에 대해 내린 역사적인 판결"이라며 "국민의힘은 법원의 결정을 엄중히 이행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6일 국민의힘 국회의원 연찬회를 마치고 서울 여의도 국회로 들어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기 위해 마스크를 벗고 있다. 뉴스1

주호영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6일 국민의힘 국회의원 연찬회를 마치고 서울 여의도 국회로 들어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기 위해 마스크를 벗고 있다. 뉴스1

다만 이 전 대표는 침묵했다. 전날 한 인터뷰에서 가처분 신청이 인용될 경우 잠적하겠다고 예고했던 이 전 대표는 이날 오후 예정됐던 JTBC '썰전라이브' 인터뷰 일정을 돌연 취소했다. 27일 열리는 긴급 의원총회에서 가닥이 잡힐 지도부 공백사태 수습 방안이 변수인 만큼 다양한 시나리오에 따라 전략을 가다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선 이 전 대표 변호인 측이 주장하는 대로 당 지도부가 최고위원회의 체제로 돌아가고, 이 전 대표가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가 끝나는 내년 1월 대표직으로 복귀하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다. 이렇게 되면 내년 6월까지인 임기를 채울 수 있는 길이 열린다. 다만 국민의힘이 법원 결정에 대해 즉각 이의신청을 낸 데다 '성상납 의혹' 관련 경찰 수사 결과가 남아 있는 게 변수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6일 충남 천안시 동남구 수신면 재능교육연수원에서 열린 2022 국민의힘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마무리 발언을 마친 뒤 무대에서 내려오고 있다. 뉴시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6일 충남 천안시 동남구 수신면 재능교육연수원에서 열린 2022 국민의힘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마무리 발언을 마친 뒤 무대에서 내려오고 있다. 뉴시스

반면 '윤핵관' 그룹은 비등하는 책임론에 직면해 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오전 라디오 인터뷰에서 "(가처분) 인용 결과가 나오면 누가 이런 무리한 일을 벌였느냐에 대해 책임 소재를 가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선 당시 국민의힘 비전전략실장을 지냈던 김근식 경남대 교수도 페이스북을 통해 "권성동 체제는 이미 정치적 부적격으로 판명났다"며 "사실상 윤핵관과 윤핵관 호소인들의 정치적 패배"라고 꼬집었다.

권 원내대표의 경우 비대위원장 직무대행 체제로 가거나 최고위원체제로 회귀하거나 어느 경우든 사태 수습의 키를 쥐게 되지만, 원내대표 사퇴 여론이 커지고 있어 그 전에 지도부에서 배제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정기국회를 앞두고 있어서 원내사령탑을 바꾸는 것이 부담스럽다는 기류도 적지 않다. 비대위 전환 과정에서 침묵을 지켜오던 당내 비주류 의원들이 의총에서 비대위 출범을 주도했다가 자충수를 둔 윤핵관 그룹을 향해 어떤 목소리를 내는지가 관건이다.

박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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