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척수성근위축증' 환아 엄마 황신효씨
"20억원 초고가 기적의 치료제 '졸겐스마'
건강보험 적용돼 600만원 뚝 떨어졌지만
생후 24개월 이내만 주사... 27개월 딸 못 맞아"
"장기라도 팔아 주사 맞혀주고 싶다" 눈물
난치성 희귀병인 소아척수성근위축증을 치료할 수 있는 기적의 주사 '졸겐스마'를 2개월 차이로 못 맞게 된 환아의 어머니 황신효씨는 "(아이가) 병 진단받을 때보다 더 큰 충격"이라고 절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20억 원 상당의 초고가여서 엄두도 못 냈던 이 치료제가 최근 건강보험에 적용돼 600만 원 수준으로 뚝 떨어졌는데도 맞을 수 없는 이유는 뭘까.
황씨는 26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같은 처지의 엄마들 누구도 상상할 수 없었다"며 안타까운 심경을 토로했다.
2020년 2월에 태어난 황씨의 딸은 소아척수성근위축증 진단을 받고 투병 중이다. 이 병은 유전자가 돌연변이를 일으켜 운동세포가 소실돼 하루하루 근육이 약해져 걷지도 못하고, 마지막에는 스스로 호흡을 못 해 사망하거나 인공호흡기에 영구 의존해야 한다. 국내에서는 매년 20명 내외의 환자(신생아 1만 명당 1, 2명꼴)가 발생한다고 한다.
그동안 이 병을 앓는 환자들은 초기에 2개월간 4회 투여 후 평생 동안 4개월에 한 번씩 맞는 주사제인 '스핀라자'를 맞아왔는데, 다국적제약사 노바티스가 1회 투여로 치료할 수 있는 '졸겐스마'를 개발했다. 근위축이 나타나기 전에 투여하면 병의 근본원인인 유전자를 정상으로 돌려놔 '완치'에 가까운 효과를 내는 이 치료제는 가격이 19억8,000만 원으로 국내에 도입된 약 중 가장 비싸 환자들에게는 '그림의 떡'이었지만, 이달부터 건강보험이 적용되면서 환자 부담이 최대 598만 원으로 줄었다고 한다.
이런 희소식에도 주사를 맞을 수 있는 대상이 제한됐다. 이 병은 발병 시기와 진행 속도에 따라서 1형(6개월 이내 발병), 2형(생후 6개월~18개월 사이 발병), 3형(생후 18개월 이후 발병), 4형(성인기 발병)으로 나뉘는데, 졸겐스마는 2세 이하(24개월)의 환아들이 투여받을 수 있다고 한다. 이들에게 투여하면 걷고 뛰는 데 장애가 없이 일상생활을 할 수 있을 정도로 효과적이지만 병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에서는 효과가 떨어져서다.
곧 27개월이 되는 황씨의 딸도 2형에 속해 안타깝게도 해당되지 않는다. 이런 문제 때문에 척수성근위축증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선별검사를 도입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고 한다.
황씨는 "저희 아이가 생후 24개월이 넘었기 때문에 (병원에서) 안 된다고 했다"며 "1, 2개월 차이라 어느 정도 구제방안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어 "국내 같은 경우에는 초기 연구 결과가 1형이 24개월, 13.5㎏, 이것만 결과를 반영을 한 거고 후속 연구가 5세까지도 효과가 상당히 높은 걸로 나왔다"며 "그래서 독일 스페인 등 다른 유럽 국가들은 5세까지도 효과가 높아 투약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황씨는 "전에는 세워주면 꽤 오래 서 있던 딸이 요즘엔 앉아 있는 것도 힘들어하고 만세도 못 한다"며 "장기라도 팔아서 (졸겐스마를 투여)해주고 싶다"는 말도 했다.
그는 "나중에 딸이 이 주사를 맞고 뛰어서 모든 의료진이나 이 병을 앓고 있는 모든 아이들에게 희망을 보여주는 기적을 꼭 보여주고 싶다"며 눈물을 흘렸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