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아침 큰 선물을 받는 기분이 들어요.
가수 겸 배우 이정현이 아이를 향한 애정을 드러내며 한 말이다. '반도'와 '리미트'에서 모성애를 연기했던 이정현은 최근 진짜 엄마가 됐다. 새로운 출발점에 선 그는 꾸준한 활동으로 팬들을 만날 예정이다. 남편은 이정현의 든든한 지원자다.
이정현은 26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를 통해 '리미트'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리미트'는 아동 연쇄 유괴사건 피해자 엄마의 대역을 맡은 생활안전과 소속 경찰 소은(이정현)이 사건을 해결하던 도중 의문의 전화를 받으면서 최악의 위기에 빠지게 되는 이야기를 담은 범죄 스릴러 영화다.
케미스트리 놀라웠던 배우들
소은은 원래 뭐든지 잘하는 경찰 캐릭터였지만 이정현의 제안으로 달라졌다. 그는 "경찰공무원 시험을 봐서 경찰이 된 거 아니냐. 무술까지 테스트하진 않는데 소은은 싸움도 잘하는 인물이었다. 현실성이 떨어지는 듯해서 아줌마로 바꿨다"고 했다. 감독은 이정현의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였다. 이정현은 소은이 경찰이 남편의 죽음 후 그의 빚을 물려받게 돼 혼자 아이를 키우며 다단계를 하게 됐다는 이야기를 들려줬다.
배우들은 뛰어난 연기력을 자랑했다. 이정현은 문정희 진서연의 캐스팅 소식을 듣고 기뻤다고 말했다. 이정현이 바라본 빌런 혜진은 '문정희만 할 수 있는 캐릭터'였다. 그는 "리딩도 안 하고 현장에 모여도 열 작품을 같이 한 배우들처럼 케미스트리가 좋았다"고 설명했다. 아역 배우에겐 친근한 모습으로 다가갔단다. 이정현은 "아이가 연기할 때 긴장을 풀 수 있게 농담을 건네고 장난도 쳤다"고 회상했다.
예쁜 외모보다 중요한 현실성
이정현에게는 예쁜 외모보다 캐릭터의 완성도가 중요했다. 그는 "최대한 안 예뻐 보이게 나와야 현실감 있을 듯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그는 파마를 했다. 얼굴에 없는 점을 그려 넣기도 했다. 이정현은 "피부가 좋아 보이게 나오니까 화났다. 현실감이 없더라. 집안일을 하다 보면 선크림 바를 시간이 없어 기미가 생긴다. 그런 게 캐릭터와 맞지 않는 듯해서 많이 신경 썼다"고 설명했다.
"더 못생겼어도 좋을 듯한데 분장에 한계가 있었다"는 이정현은 패션으로도 소은을 담아내려 노력했다. 그는 자신이 맡은 캐릭터가 왜소해 보이길 원했다. 옷에 대한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냈고 목선, 뼈가 보이는 옷을 입었다. 이정현은 "소은이 왜소해 보이면 액션 장면에서 효과가 극대화될 듯했다"고 전했다.
든든한 남편
남편은 이정현의 든든한 지원군이자 팬이다. 이정현은 "남편이 내 옛날 CD도 갖고 있더라. 처음 만났을 때 손을 떨고 있었다. 그만 긴장하시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와 '반도'는 이정현 남편이 특히 좋아하는 작품이다. 이정현은 "남편이 '반도' 대사를 다 외웠다. 영화 속 내가 대사를 하기 전에 본인이 먼저 말한다. '리미트'도 주말마다 보러 가지 않을까 싶다"고 이야기했다.
남편은 이정현의 연예계 활동을 응원해왔다. '기생수' 고사를 했을 당시 이정현이 "아이가 있으니까 빨리 들어갈게"라고 하자 남편은 "친목 도모를 해야 작품이 잘 나온다고 들어오지 말라"고 답했다. 누군가 이정현 흉내를 내면 남편은 그에게 링크를 보내주고 SNS 속 팬들의 댓글을 캡처해 전송하기도 한다. 또한 밤마다 뭉친 승모근을 풀어주며 이정현을 향한 애정을 드러낸다.
워커홀릭 이정현
이정현은 결혼을 하면서 일에 더욱 집중하게 됐다고 말했다. 마음에 여유가 생겼단다. 그는 "평생 같이 갈 동반자가 옆에 있고 내 배로 낳은 아이가 옆에 있으니까 이해심이 많아진 듯하다. 남들이 실수했을 때도 '이유가 있으니까 저렇게 했겠지?' 싶다"고 했다. 가족들 이야기를 하는 이정현의 표정에서는 행복함이 묻어났다.
이러한 이정현은 자신이 워커홀릭이라고 했다. 그는 "입덧이 너무 심했다. 6개월 동안 일어나지 못했는데 일을 안 하니까 우울하더라"고 밝혔다. 자신이 빠르게 회복한 이유 중 하나가 열정인 듯하다는 이야기도 들려줬다. "남배우보다 여배우들 상황이 많이 열악하다. 꾸준하게 활약하는 여배우가 윤여정 선배님 외에 많지 않다. 작품 들어올 때마다 열심히 하고 있는데 나도 나이 들어서까지 꾸준히 활동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하는 이정현에게서는 연기를 향한 진심이 느껴졌다.
이정현이 출연하는 '리미트'는 오는 31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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