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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희사랑만 문제? 대통령 일정 유출 전에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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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희사랑만 문제? 대통령 일정 유출 전에도 있었다"

입력
2022.08.26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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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원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서문시장 방문 일정, 내 단톡방에도 돌아다녀" 2주 전부터 알려져... 수해로 취소된 사실까지 공개
박지원 전 국정원장 "기본 없는 대통령실" 비판

지난 4월 12일 당선인으로 대구 중구 서문시장을 찾았던 윤석열 대통령 모습. 대구=서재훈 기자

지난 4월 12일 당선인으로 대구 중구 서문시장을 찾았던 윤석열 대통령 모습. 대구=서재훈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일정이 사전에 영부인 김건희 여사의 온라인 팬카페(온라인 커뮤니티) '건희사랑'을 통해 노출되면서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다른 장소에서도 여권 지지자들 사이에 해당 일정이 유출돼 돌아다녔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재원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25일 CBS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대구 서문시장을 방문하는 윤 대통령의 일정이 유출된 사건에 대해 "저와 관련된 단톡방(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이 있는데, 여기에도 23일 오전 10시에 올라와 있다"면서 "이게 건희사랑에 올라왔기 때문에 무슨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거라고 뉴스가 됐는데, 이게 엄청나게 돌아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고자질을 한다면 이 이전에 8월 10일경인가 윤 대통령이 서문시장 방문 예정이라고 올라와 있다. 그런데 수해 때문에 중단됐다고 또 올라왔다"고 말했다. 이는 윤 대통령의 대구 서문시장 방문 일정이 외부에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됐으며, 이 내용이 지지자들 사이에서 떠돌았다는 의미다.

김 전 위원은 "이건 건희사랑 문제는 아니다"라면서도 "지자들 모이게 하기 위해서일 수는 있는데 좋은 걸로 보이지 않는다"라는 의견을 밝혔다. 그는 "서문시장에 가면 상가들이 한 5층, 3층, 4층 이렇게 쫙 있고, 그렇기 때문에 경호가 굉장히 어려운 곳이다. 그런데 며칠 전에 이렇게 공지가 뜨고 다 모여라, 현수막도 (건다고 한다)"고 우려했다.


"기본 없는 대통령실" "알려줘 놓고 당에 떠넘겨"

김건희 여사 팬카페로 알려진 '건희사랑' 커뮤니티에 윤 대통령의 일정이 게재된 모습. 페이스북 캡처

김건희 여사 팬카페로 알려진 '건희사랑' 커뮤니티에 윤 대통령의 일정이 게재된 모습. 페이스북 캡처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26일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이 발언을 인용하면서 "이건 기본이 없는 대통령실"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대통령의 경호는 국가안전의 제1호이기 때문에 사전에 일정은 절대 알리지 않는 거다. 사실상 비공개지만 공개를 해서 서문시장에 대구시민 모이게 한 것 아닌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박 전 원장은 "추석이고 하니까 어디든지 시장을 방문할 수 있다. 그렇지만 건희사랑 카페에 사전에 다 알려주고, 김재원 전 최고위원의 단톡방에 돌아다니고. 이게 있을 수 없는 거다. 이건 국민들한테 신뢰성을 잃어버리는 대통령실의 업무 작태"라고 말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도 25일 SBS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비슷한 의견을 밝힌 바 있다. 그는 이 방송에서 "서문시장 가는 데 보수 정치인이 뭔가 미리 인파를 모아야 한다는 상황 인식조차 좀 우려스럽다"면서 "나중에 문제가 되니까 당 쪽에서 일정이 유출된 것 같다고 해명했는데, 사실상 당에 모이라고 알려줘 놓고는 나중에 책임을 떠넘기는 게 좀 의아하다"고 했다.



"영부인 팬카페, 도움 안 된다"

지난 5월 '건희사랑'을 통해 공개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용산 대통령실 집무실에서 반려견을 안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지난 5월 '건희사랑'을 통해 공개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용산 대통령실 집무실에서 반려견을 안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현재 정치권에선 '일정 유출 사건'의 책임 소재 자체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하지만 영부인 팬카페인 '건희사랑' 자체는 폐쇄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지난 5월 윤 대통령 부부 사진이 이들 카페를 통해 유출된 사건 등으로 꾸준히 입길에 올랐기 때문이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26일 YTN 방송에서 "김건희 여사의 이름을 단 카페에서 이러한 것(일정)이 공개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고, 김건희 여사가 '닫아 달라'고 말씀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TBS 라디오 '신장식의 신장개업'에 출연해 좀 더 직접적으로 김 여사를 겨냥해 "대통령의 부인이 아니고 독립된 권력자 같다"면서 "일정이 누출된 것도 사실상 그런 것의 일환"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쪽은 책임 소재 문제에는 신중한 입장을 취하면서도 팬카페 활동에 대해선 우려를 표했다. 이언주 전 국민의힘 의원은 25일 YTN '이재윤의 뉴스 정면승부'에서 "팬클럽의 목표가 뭔지 잘 모르겠는데 우리 국가는 물론 대통령 내외께도 도움이 전혀 안 되고 있고, 오히려 사실은 피해를 입히고 있다"면서 "자진해산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우택 국민의힘 의원은 같은 날 YTN '뉴스라이더' 출연 중 "제3자가 해산하라 마라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윤 정부나 김 여사를 위해 과연 이게 얼마만큼 도움이 될지 회원들이 심각하게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앞서 홍준표 대구시장도 사건이 벌어진 24일 "윤 대통령을 국민들과 멀어지게 하고 나라를 더욱 어렵게 할 뿐이다. 그만하시고 이젠 해산하라"는 의견을 보인 바 있다.

인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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