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우라와에 승부차기 끝 석패... ACL 결승행 좌절

전북 현대의 구스타보(왼쪽 두 번째)가 25일 일본 사이타마현 사이타마 스타디움 2002에서 열린 2022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에서 우라와 레즈 수비진영에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전북 현대가 2022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준결승에서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패했다.

전북은 25일 일본 사이타마현의 사이타마 스타디움 2002에서 열린 ACL 준결승에서 우라와 레즈를 상대로 2-2 무승부를 기록한 뒤 승부차기에서 1-3으로 졌다.

16강과 8강에서 모두 연장전을 치렀던 전북의 투혼과 경기 종료 휘슬이 불릴 때까지 포기하지 않은 우라와의 끈질김이 빚어낸 명경기였다. 양팀은 연장후반에도 한 골씩을 주고 받을 만큼 끝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승부를 펼쳤다.

김상식 전북 감독은 4-2-3-1 전술을 꺼내 들었다. 구스타보가 최전방에 섰고, 2선에 송민규, 김진규, 백승호가 자리했다. 3선에는 류재문, 맹성웅이 섰고, 김진수, 박진섭, 구자룡, 김문환이 4백을 구성했다. 골키퍼 장갑은 이범수가 꼈다.

우라와는 4-4-2 전형으로 맞섰다. 코이즈미 요시오와 마츠오 유스케가 투톱 역할을 맡았고, 중원은 데이비드 모베리, 이토 아츠키, 이와코 켄, 세키네 타카히로로 구성했다. 수비라인은 사카이 히로키, 이와나미 타쿠야, 알렉산더 숄츠, 오하타 아유무가 구축했고, 골문은 니시카와 스사쿠가 지켰다.

전반 초반 어수선한 상황에서 선제골이 나왔다. 전반 8분 구스타보가 공중볼 경합 도중 상대 수비수와 부딪혀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의료진이 투입돼 구스타보가 의식을 찾았지만 2분 뒤 골라인 던지기로부터 시작된 패스를 이어 받은 유스케가 선제골을 터트렸다.

전북도 반격에 나섰지만 별다른 소득이 없었다. 김상식 감독은 전반 33분 김진규를 빼고 바로우를 넣는 승부수를 띄웠다. 이후 전북 공격에 활기가 돌았다. 전반 37분 바로우가 왼쪽 측면을 파고들어 땅볼 크로스를 깔아줬다. 구스타보가 이를 흘렸고, 뒤따라 가던 송민규가 공을 받아 수비수 한 명을 제치고 슈팅을 때렸다. 공은 상대 수비수를 맞고 골라인 밖으로 나갔지만 전북의 위협적인 공격 패턴이 살아나는 모습이었다.

전북은 후반 시작과 함께 류재문 대신 김보경을 투입하며 다시 한 번 변화를 줬다. 결국 분위기는 전북쪽으로 기울었다. 후반 6분 바로우의 패스를 구스타보가 또 다시 흘렸고, 이번에도 송민규가 중앙으로 침투해 슈팅 기회를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파울이 발생했고,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백승호가 이를 침착하게 성공시키며 경기를 원점으로 돌려놓았다.

동점골을 허용한 우라와가 무서운 기세로 전북을 몰아붙였다. 후반 44분 모베리가 페널티 박스 안에서 왼발 슈팅을 시도했지만 공은 골대 위를 지나갔다. 전북에게 행운도 따랐다. 후반 추가 시간 융케르가 전북 수비라인을 완벽하게 깨트리고 골키퍼와 1대1 상황에서 슈팅을 날렸지만 공은 골대에 맞았다. 튕겨나온 공이 다시 한 번 우라와의 슈팅으로 연결됐지만 이번에는 이범수의 선방에 막혔다. 결국 승부는 연장전에 접어들었다.

두 팀은 연장 전반을 득점 없이 끝냈다. 연장 후반 종료 4분을 남겨두고 승리의 무게추가 전북으로 기우는 듯 했다. 이승기의 크로스를 받은 한교원이 역전골을 뽑아냈다. 그러나 우라와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연장 후반 종료 직전 융케르가 골키퍼 손을 맞고 나온 공을 밀어 넣으며 경기를 승부차기로 끌고 갔다.

전북의 1, 2번 키커 김보경과 이승기가 모두 상대 골키퍼에 막혔다. 그러나 박진섭의 골과 이범수의 선방이 이어지며 전북이 다시 흐름을 찾아오는 듯 했다. 하지만 승리의 여신은 우라와를 향했다. 전북의 네 번째 키커로 나선 김진수의 슈팅이 골대를 맞고 나온 반면 우라와의 네 번째 키커는 침착하게 골을 성공시키며 긴 승부에 종지부를 찍었다.

박주희 기자 jxp938@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