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초심으로 돌아가 난제 극복"
권성동 "야당보다 2, 3배 발로 뛰자"
국민소통·연금개혁·경제 분야 특강
26일엔 전당대회 시기 등 논의 전망
국민의힘이 25일 소속 의원 100여 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연찬회를 열어 정기국회를 앞두고 전열을 재정비했다. 연찬회에는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 장·차관도 40명 가까이 참석해 당정 원팀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윤 대통령은 "전임 정권 핑계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오직 민생만 생각하자"고 당부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충남 천안에 있는 재능교육연수원에서 1박2일 일정으로 연찬회를 열었다. 21대 국회 개원 이후 첫 연찬회였다. 연찬회에는 국민의힘 의원 101명과 장관 16명, 차관 23명, 외청장 24명이 참석했다. 뿐만 아니라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을 비롯해 이진복 정무·이관섭 정책기획·김은혜 홍보·최상목 경제·안상훈 사회·강승규 시민사회수석 등 대통령실 핵심 인사들도 모습을 비쳤다.
이날 연찬회는 윤 대통령의 방문으로 '여권 대단결'의 장을 연출했다. 현직 대통령이 여당 연찬회에 참석한 것은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우리 모두가 하나가 돼서 이 정권을 창출해냈다"며 "정기국회를 앞두고 일치된 당정 협력을 위해 이런 자리가 마련됐는데 참 감개무량하다"고 축사를 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정부의 의미는 행정부만을 의미하는 게 아니다. 당과 행정부가 합쳐진 것을 정부라고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을지연습 기간인 만큼 술을 하지 못한다며 "술 마신 것이나 똑같은 즐거운 마음으로 우리가 회포도 좀 풀자"는 이야기도 건넸다. 이날 연찬회 테이블에는 지역 특산품인 오미자주스가 올랐다. 윤 대통령은 만찬이 끝나고도 현장에 있던 의원들과 일일이 기념촬영을 하는 등 전폭적인 환영을 받았다.
앞서 연찬회 개회사에서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은 "초심으로 돌아가, 기초부터 출발한다는 생각으로 숱한 난제를 헤쳐나가자"며 "국민을 통합하고, 시급한 민생을 해결하며, 미래세대를 위한 계획을 짜는 것이야말로 국회가 당면한 주요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연찬회의 3대 키워드는 '통합·민생·미래'로 설정됐다. 권성동 원내대표도 "집권 초기인데 여소야대라는 큰 벽에 가로막혀 답답하지만, 야당보다 두세 배 발로 더 뛰어서 이번 정기국회를 '대도약의 국회'로 만들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연찬회의 첫날은 당 쇄신과 민생 현안에 관한 일정들로 채워졌다. 릴레이 특강에서는 국민소통(이지성 작가)과 연금개혁(김용하 순천향대 교수), 경제정책(윤희숙 전 의원) 분야가 다뤄졌다. 김 교수는 "연금 수령 시기를 늦추는 것은 정년연장이나 청년 실업률 등 전체 타임라인을 보면서 대책을 세워야 한다"며 "힘들더라도 야당을 하나하나 설득해가며 합의해 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윤 전 의원은 "(경제가 심각한데도) 국민들은 '국민의힘이 목표가 없느냐'고 묻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당 내홍과 관련해 "공적인 해결 방식 대신 사적인 방식을 취하고 있다"며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과 이준석 전 대표를 동시에 때렸다.
특강 이후에는 국회 상임위원회별로 분임토론회가 열렸다. 특히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부터 한동훈(법무부), 박진(외교부), 원희룡(국토교통부), 권영세(통일부) 장관 등이 총출동해 정책 현안에 대해 열띤 논의를 이어갔다.
이날 연찬회 참석 의원들은 모두 흰색 카라티셔츠를 입고 '원팀'으로서 결집력을 과시했다. 다만 여진이 남은 당 내홍과 낮은 국정 지지율을 의식한 듯 차분한 분위기 속에 행사가 진행됐으며 주류 반입 금지령도 내려졌다. 특히 최근 김성원 의원의 '수해현장 실언' 등으로 여론의 뭇매까지 맞은 터라 말수를 줄인 채 웃음기 없이 강연이나 토론에 집중하는 편이었다. 그러나 이지성 작가가 강연에서 "국민의힘에는 젊음과 여성의 이미지가 너무 부족하다"며 김건희 여사와 여성 정치인의 외모를 언급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26일 오전 연찬회 논의 내용을 토대로 결의문을 채택할 예정이다. 결의문 채택에 앞서 자유토론에서는 비대위의 역할 및 활동기간에 더해 초미의 관심사인 전당대회 개최 시점이 집중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 위원장은 "내일 (전대 시기가) 결론 날 수는 없다"면서도 "여러 의견을 듣고 비대위에 (결정을) 맡기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내에서는 김기현 의원 등 연내 조기전당대회를 고집하는 그룹과 주 위원장을 비롯해 내년 '1월 말 2월 초' 개최가 바람직하다고 보는 그룹으로 의견이 갈린 상태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