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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낳으면 중앙부처 200만 원, 충주시 0원... 천차만별 축하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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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둘째 낳으면 중앙부처 200만 원, 충주시 0원... 천차만별 축하금

입력
2022.08.3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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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세로 차린 생일상]
정보공개청구, 공무원 출산축하금 비교
중앙정부 셋째 300만 원인데
한 푼도 못 받는 지방정부도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출산의 기쁨에는 경중이 없을 텐데, 출산 ‘축하금’은 같은 공무원이어도 천양지차였다. 둘째 자녀부터 200만 원으로 뛰는 국가직 공무원의 출산 축하금은 지방직 공무원은 물론 주요 대기업보다 많았다.

삼성·SK보다 많은 중앙 공무원 출산 축하금

29일 한국일보가 50개 중앙정부 부처, 17개 시·도, 228개 시·군·구에 ‘출산 축하금 지급 기준’을 정보공개청구한 결과, 복지 포인트로 받는 출산 축하금은 국가직·지방직 공무원 간에도, 같은 국가직 안에서도 천차만별이었다. 비과세인 복지 포인트는 공무원 복지 향상을 위해 지급하는 복리 후생비로 공무원연금매장 등에서 쓸 수 있다.

부처별 출산 축하금은 인사혁신처 권고가 없는 첫째 자녀를 중심으로 차이가 컸다. 첫째 출산 축하금을 가장 많이 지급하는 곳은 국민권익위원회로 첫째를 낳으면 110만 원을 준다. 둘째 210만 원, 셋째 310만 원이다. 반면 다른 부처는 첫째 출산 축하금이 없거나 30만 원(국토교통부), 35만 원(외교부) 수준으로 권익위보다 크게 낮았다.

앞서 인사혁신처는 자녀 출산 시 셋째 300만 원(2011년), 둘째 200만 원(2017년)의 복지 포인트 배정을 장려한다는 내용을 ‘공무원 맞춤형 복지제도 업무 처리 기준’에 추가했다. 첫째와 달리 둘째와 셋째 출산 축하금은 대부분의 부처가 여기에 맞춰 지급하고 있다.

하지만 국가직 공무원의 출산 복지는 주요 대기업과 비교해도 높은 수준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첫째를 출산하면 30만 원을 축하금으로 지원한다. 둘째는 50만 원, 셋째 이상은 100만 원이다. 100만 원인 현대차그룹의 출산 축하금은 2년 전까지만 해도 10만 원이었다.

충주시는 출산해도 '0원'...지역별 편차 커

지방직 공무원과 비교하면 차이가 더욱 벌어진다. 지방정부는 생일 축하금과 마찬가지로 지방공무원법 77조를 근거로 출산 축하금을 지급한다. 각 지방자치단체(지자체)는 관련 내용을 조례로 정해 복지 수준을 정하는데, 재정이 열악하면 출산 축하금도 적을 수밖에 없다는 게 지자체 설명이다.

실제 충북 충주시에선 출산을 해도 축하금을 받을 수가 없다. 관련 제도를 운영하지 않아서다. 울산 남구(30만 원), 경기 광명시(40만 원) 등 비교적 재정 상황이 나은 지자체조차 30만~50만 원 선에서 출산 축하금을 지급한다. 중앙정부 수준의 축하금을 주는 곳은 강원 정선군 등 극소수다. 관할 지역에 강원랜드가 있는 정선군은 첫째가 태어나면 100만 원, 둘째 200만 원, 셋째 300만 원을 준다.

충북 청주시에서 일하는 40대 공무원은 “같은 공무원인데 누구는 많이 받고 누구는 적게 받는 게 가끔 불합리하게 생각될 때가 있다”고 토로했다. 이왕재 나라살림연구소 부소장은 “출산휴가 보장 등 가장 많은 출산 복지 혜택을 누리는 곳이 공무원 조직”이라며 “중앙정부의 과도한 복지는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일부 지자체는 출산 축하금을 현금으로 지급해 세금이 ‘눈먼 돈’으로 쓰이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사용처가 정해진 복지 포인트가 아니어서 출산 축하금을 엉뚱한 곳에 써도 잡아낼 길이 없기 때문이다. 서울 서초구는 첫째 30만 원, 둘째 50만 원, 셋째 100만 원, 넷째 500만 원을 모두 현금으로 준다. 경기 과천시, 서울 성북구 역시 출산 순서에 따라 각각 50만 원→100만 원→150만 원, 30만 원→50만 원→100만 원을 현금 지급한다.

세종= 변태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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