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법원 "7개 혐의 모두 유죄"…법정 구속
1MDB 설립해 자금 유용…42개 혐의로 재판 받아와
45억 달러(약 6조390억 원) 규모의 부패 스캔들로 재판 받아온 나집 라작 전 말레이시아 총리가 23일(현지시간) 징역 12년형을 받고 법정 구속됐다.
버르나마통신과 로이터통신을 종합하면 말레이시아 최고법원인 연방법원은 이날 나집 전 총리에게 징역 12년과 벌금 2억1,000만 링깃(약 628억 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7개 혐의 모두 유죄로 인정된다"며 "법관 5명 만장일치로 상고를 기각하고 형을 확정한다"고 밝혔다. 나집 전 총리는 재판 후 곧바로 구속돼 수도 쿠알라룸푸르 남부 카장 교도소에 수감된 것으로 전해졌다.
나집 전 총리는 2009년부터 총리직을 수행하다 2018년 5월 총선에서 패해 물러난 뒤 곧바로 부패 혐의로 체포 기소됐다. 그는 2009년 취임 직후 경제개발 사업을 하겠다며 '1말레이시아개발유한공사(1MDB)'를 설립했다. 하지만 2015년부터 현지 언론 등에 의해 그가 측근들과 함께 이 회사를 통해 총 45억 달러를 유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 중 나집 전 총리는 최소 7억 달러(약 9,400억 원)를 착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모든 혐의를 부인해왔다.
이후 나집 전 총리는 총 42개 혐의와 관련해 5건의 분리된 재판을 받아왔다. 이 중 1MDB의 자회사인 SRC 인터내셔널과 관련된 7개 혐의에 대한 수사·재판이 가장 빨리 진행됐다. 나집 전 총리는 SRC 인터내셔널 자금 4,200 링깃(약 126억 원)을 빼돌린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쿠알라룸푸르 고등법원은 2020년 7월 7개 혐의 모두 유죄 판결을 내리며 징역 12년과 벌금 2억1,000만 링깃을 선고했다. 지난해 12월 항소법원이 나집 전 총리가 제기한 항소를 기각했고, 이날 연방법원도 유죄를 인정해 7개 혐의에 대한 판결이 확정됐다.
나집 전 총리는 재판 중에도 계속 정치 활동을 해왔다. 보석금을 내고 풀려나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징역형이 확정되면서 내년 9월 전에 열릴 예정인 총선에는 출마할 수 없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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