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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캄보디아 억류 대만인 돕겠다"...대만 '속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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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캄보디아 억류 대만인 돕겠다"...대만 '속앓이'

입력
2022.08.22 17:00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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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인 370여 명, 캄보디아 범죄 조직에 억류
중국 대사관 "대만 동포도 중국 사람"
수교 관계없는 대만 '무능' 에둘러 지적

18일 대만 범죄수사국 경찰이 태국에서 체포한 '대만인 캄보디아 취업 사기 사건' 용의자(가운데)를 태국에서 체포해 대만 타이완 부근의 타오위안 국제공항을 통해 호송하고 있다. 타이완=AP 연합뉴스

18일 대만 범죄수사국 경찰이 태국에서 체포한 '대만인 캄보디아 취업 사기 사건' 용의자(가운데)를 태국에서 체포해 대만 타이완 부근의 타오위안 국제공항을 통해 호송하고 있다. 타이완=AP 연합뉴스

중국 정부가 캄보디아 범죄 조직에 속아 현지에 억류된 대만 국민에게 "중국 대사관에 연락하라"며 영사 보호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히자, 캄보디아와 수교를 맺지 않아 자국민 구출에 애를 먹고 있는 대만 정부가 속앓이를 하고 있다.

대만해협에서 연일 군사 훈련을 벌이며 대만에서의 '군사 주권'을 과시했던 중국이 이번에는 해외 대만인들에 대한 '영사 조력' 책임을 내세워 '하나의 중국' 원칙을 강조하고 나선 셈이다.

대만인 다수 캄보디아 범죄조직에 억류

22일 중국 관영 환구시보에 따르면, 주(駐)캄보디아 중국대사관은 지난 20일 심야에 '대만 동포들에게 보내는 서한'을 발표했다. 대사관은 이 서한에서 "대만 동포도 중국인"이라며 "중국대사관은 캄보디아에 있는 모든 중국인에게 시의적절하고 효율적인 영사 보호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캄보디아와 수교를 맺지 않아, 현지에 억류된 대만인 송환에 효율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는 대만 정부를 겨냥한 행보로 풀이된다.

대만 언론에 따르면, 지난 1~7월 사이 8,600여 명의 대만인이 "고수익을 보장한다"는 캄보디아 범죄 단체의 취업 알선 광고에 속아 출국했다. 이 중 5,000여 명은 귀국했으며, 남은 인원 중 최소 370여 명(21일 기준)이 현지 보이스피싱 범죄 조직에 붙잡혀 강제로 일하거나, 인신매매를 당하는 등 사실상 억류 상태에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대만 당국은 범정부 태스크포스(TF)를 꾸려 대응에 나섰지만, 범죄 조직 적발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캄보디아와 수교조차 되어 있지 않은 탓에 사법 당국 간 협력은커녕, 캄보디아 정부와의 소통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 "대만 정부 무능...우리에게 연락해라"

"이때다" 싶은 중국은 '대만 당국의 무능력'을 강조하며 중국이 이들을 돕겠다고 나섰다. 대사관은 "조국은 언제나 대만 동포들의 후원자가 될 것"이라며 "캄보디아에서 어려움이 있다면 즉시 연락을 달라"고 당부했다. 대사관은 이들을 위한 직통 번호도 홈페이지에 공지했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대만인들은 자국민을 범죄로부터 보호하지 못한 대만 정부에 불만을 표명하고 있다"며 "초국가적 범죄를 단속하지 못한 것은 (집권 여당인) 민진당의 무능"이라고 지적했다.

대만은 발끈했다. 대만 외교부는 21일 "영사 업무는 대만 주권의 문제"라며 "대만은 결코 영사 지원 서비스를 다른 나라에 맡기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억류된 대만인들을 최대한 빨리 집으로 데려오기 위해 캄보디아 법 집행 당국과의 협력 강화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베이징= 조영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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