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해부터 5년 동안 디지털 인재 100만 명을 양성하기로 했다. 100만 디지털 인재 양성은 윤석열 대통령이 밝힌 국정과제 중 하나로 현 정부의 핵심 교육정책이다. 디지털 분야 대학 정원 규제를 풀고, 초중등교육 단계에서 코딩교육 등 정보교육 시수를 2배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필요 인력 74만 명… 현재 양성 규모 2배로 확대
교육부 등 관계부처는 22일 '디지털 인재양성 종합방안'을 국무회의에 보고했다. 이번 방안의 핵심은 '100만 디지털 인재양성'과 '디지털 저변 확대'다.
정부는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이 조사한 디지털 인재 수요 전망을 토대로 산업계 인재 양성 규모를 설정했다. 디지털 인재는 인공지능(AI), 블록체인 등 일반 소프트웨어(SW), 빅데이터, 증강현실(AR)·가상현실(VR)을 포함한 메타버스, 클라우드, 사물인터넷, 5G·6G 등 차세대 통신, 사이버 보안 등 8개 분야 디지털 신산업에 대한 역량을 갖춘 사람을 뜻한다.
연구원에 따르면 향후 5년간 필요한 디지털 인재는 약 73만8,000명이다. 현재 매년 배출되는 디지털 인재는 9만9,000명이므로, 5년 누적 인원이 49만 명에 그친다. 이에 따라 총 81개 사업을 통해 고졸·전문학사 등 초급인력 16만 명, 학사 출신 중급 인력 71만 명, 고급 인력인 석·박사 13만 명 등 총 100만 명 이상을 2026년까지 육성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즉 디지털 인재 양성을 지금의 2배 규모로 늘리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대학이 교원확보율만 충족하면 관련 학과 정원을 늘릴 수 있도록 하고, 기존 학과의 정원을 한시적으로 늘리는 계약정원제를 도입하는 등 반도체 인재 양성과 동일한 규제 완화책을 적용하기로 했다. 이 밖에 디지털 혁신공유대학, SW(소프트웨어)중심대학 등 기존 사업을 확대해 선도대학을 육성하고, 4단계 두뇌한국21(BK21) 사업을 통한 대학원 확대, 영재학교·과학고 대상 SW·AI 특화 교육과정 운영 등을 실시한다.
초·중학교 정보교육 시수 2배로… "사교육 조장 우려"
정부는 산업계 인력 양성 방안과 함께 디지털 저변의 확대 방안도 내놨다. 대학과정에서는 인문·사회 등 다양한 전공자가 디지털 기술 융합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민간과 연계한 부트캠프(6개월~1년 과정)를 도입하는 게 대표적이다.
특히 초·중학교에서는 코딩 등 정보교육 수업 시수를 2배로 확대한다. 2025년부터 초등학교 5, 6학년은 연간 17시간에서 34시간 이상으로, 중학교는 34시간에서 68시간 이상으로 정보교육 수업이 늘어난다. 고등학교에도 SW·AI 선택과목이 확대되고 온라인고교(가칭)를 통한 공동교육과정을 지원해 학생들의 디지털 교육기회를 늘린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이를 통해 현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을 밑도는 청소년의 정보식별능력과 디지털 교육 기회가 2배 이상 상승, 평균 이상으로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교육계 일각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정의당 정책위원회는 이날 논평을 통해 인력 과잉공급 문제를 지적하면서 "고졸과 전문대졸은 9만 명 수요에 16만 명 공급으로, 공급이 수요의 177.8%로 높은데, 대졸은 136.5%이고, 대학원졸은 101.6%로 상대적으로 낮다"며 "초급 인력의 과잉공급이 심하지만, 이에 대한 설명은 없다"고 비판했다. 또 "유초중고 정보교육 확대에 따른 사교육 증가 등 부작용도 짚어 봐야 한다"며 "현 정부가 교육 교부금과 공무원 정원을 줄이고 있는 상황에서 정보교육 확대를 위한 교원 확보가 제대로 될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도 논평을 내고 "전 국민이 컴퓨터 프로그래머가 될 필요가 없는데 초중등교육 단계의 코딩교육 의무화가 필요한지 의문이고, 정보 수업 시수 확대 역시 사실상의 선택과목 강제로 교육과정 자율성을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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