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 침체 속 급매 위주 거래 성사
서울 하락거래비중 54%, 10년래 최고
서울 강북의 대장주로 꼽히는 마포구 아현동의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아파트 전용면적 84㎡(10층)는 지난달 18억1,000만 원에 거래됐다. 하지만 국토교통부 아파트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보면 10개월 전인 지난해 9월 동일 면적, 동일 층의 아파트는 19억3,500만 원에 집주인이 바뀌었다. 실거래가 기준 집값이 1억2,500만 원(6.5%) 빠진 것이다.
이처럼 기존 매매 시세보다 더 낮은 수준에서 거래되는 걸 '하락 거래'라고 하는데, 올 3분기(7~9월) 서울 아파트의 하락 거래 비율이 최근 10년래 최고 수준인 54.7%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극심한 거래 침체 속에 아파트 두 채 중 한 채는 예전보다 가격을 낮춘 급매 위주로만 거래가 이뤄진 것이다.
아파트 10채 중 4채는 하락 거래
22일 직방은 2013년 1분기부터 올해 3분기까지 국토부 실거래가 시스템을 활용해 '서울 포함 전국(이하 전국)'과 '서울 따로(이하 서울)' 아파트값 상승·하락 현황을 분석한 자료를 공개했다. 위 사례처럼 거래 건별로 같은 단지, 같은 면적(비슷한 층)의 직전 거래 가격과의 차이를 비교해, 직전 거래 대비 1% 이상 올랐으면 '상승 거래', 반대로 1% 넘게 떨어지면 '하락 거래'로 분류하는 식이다.
그랬더니 올해 1분기(1∼3월)와 2분기(4∼6월)에 전국과 서울의 아파트값 하락 거래 비율이 40%를 넘어섰다. 2019년 1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불과 1~2년 전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웠던 현상이다. 2019년 3분기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만 놓고 보면 전국과 서울 모두 직전 대비 5% 이상 오른 '대폭 상승 거래'가 대세였기 때문이다. 예컨대 집값이 고점을 찍은 지난해 3분기만 해도 서울에서 거래된 아파트 1만68채 중 3,654채는 직전 대비 집값이 5% 이상 뛴 대폭 상승 거래였다.
하지만 올 들어선 하락 거래 비율이 크게 뛰는 추세다. 3분기 들어선 현재까지 전국과 서울의 아파트값 하락 거래 비율은 각각 48.6%, 54.7%로 분기 기준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치솟았다.
서울은 하락 거래가 상승 거래 역전
반대로 상승 거래는 줄고 있다. 올 1~3분기 전국의 상승 거래는 7만4,842건, 하락 거래는 7만4,230건으로 엇비슷한 수준이지만, 같은 기간 서울의 상승 거래는 2,064건, 하락 거래는 2,722건으로 하락 거래가 상승 거래를 역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락 거래 비율이 늘어나는 최근 동향은 시장 침체기의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는 게 직방의 풀이다. 다만 집값 폭락 같은 시장 경착륙으로 이어지긴 어렵다는 분석도 덧붙였다. 하락 거래 역시 줄어드는 추세인 점을 고려할 때 급하게 집을 팔려는 집주인 역시 많지 않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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