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극심한 여름 가뭄 여파 기현상
중국 도요타 공장 가동 중단, 라인강 선박 적재량↓
중국 ‘구름 씨뿌리기’ 사업… 양쯔강 수위 올리기
①세르비아를 지나는 다뉴브강 수면 위로 2차 세계대전 때 침몰한 독일 군함 20여 척의 잔해가 지난주 모습을 드러냈다. 강 수위가 100년 만에 가장 낮아진 데 따른 것이다.
②중국 양쯔강에서는 600년 된 불상 등 고대 조각상 3개가 수면 위로 솟아올랐다. 강 수위가 150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지면서다.
이상기후에 따른 극심한 여름 가뭄으로 강물이 마르면서 각국에서 이 같은 현상이 속출하고 있다. 미국 CNN방송은 20일(현지시간) "위성사진 관측 결과 세계 곳곳의 강이 선박 운행에 지장을 줄 정도로 말라가고 있다"고 전했다.
유럽의 강들이 특히 극심한 열병을 앓고 있다. 스위스 알프스에서 시작해 독일, 네덜란드를 거쳐 북해로 흐르는 라인강은 바닥의 일부가 수면 위로 드러났다. 극심한 가뭄으로 라인강 수위가 뚝 떨어진 해에 강 바닥에 해당 연도(1947년, 1959년, 2018년 등)를 새겨놓은 ‘헝거 스톤’(Hunger Stone)’도 노출됐다.
이탈리아 북부의 포강도 지난겨울이 건조했던 여파로 강물이 대폭 줄었다. 프랑스 루아르강 일부 구간은 사람들이 걸어서 건널 수 있을 정도로 메말랐다.
미국 서부도 마찬가지다. 2020년 이후 수위가 지속적으로 떨어진 콜로라도강에서는 수십 년 전 살해당해 강으로 유기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유해가 발견됐다.
수력발전 전력 이용 공장 어쩌나... 화물선 운송도 영향
이 같은 기현상은 기후재앙 심각성을 경고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천문학적 규모의 경제적 피해를 낳고 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수력발전 전력을 주로 이용하는 공장의 가동 중단 △농작물 황폐화 △강을 통한 화물선 운송량 감축 △식수 부족 등을 가뭄으로 인한 경제 피해 유형으로 꼽았다.
양쯔강이 지나는 중국 쓰촨성의 도요타ㆍ폭스콘 공장은 수력발전을 통한 전기공급 중단으로 최소 일주일간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라인강을 통해 화학제품, 석탄 등의 화물을 실어 나르는 독일, 스위스, 네덜란드 기업들은 선박 적재량을 대폭 줄였다. 미국 콜로라도 당국도 수력발전을 통한 전기공급 부족 사태를 우려하고 있다.
다급해진 각국 정부... 기후위기 대응책 마련
다급해진 각국 정부는 기후위기 대응책 마련에 절치부심하고 있다. 지난 7일 미국 상원을 통과한 민주당의 ‘인플레이션 감축법안’은 2030년까지 온실가스를 40% 감축하기 위해 에너지 안보ㆍ기후변화 대응에 3,690억 달러(약 479조 원)를 투자한다는 내용이다. 중국 정부는 20일 9년 만에 처음으로 쓰촨성 등 19개 성ㆍ시에 최고단계의 폭염 경보인 ‘고온 홍색 경보’를 발령하고 공장ㆍ상가ㆍ사무실 등의 전력공급을 일부 제한했다. 중국은 후베이성 등 일부 지역에서 ‘요오드화 은’을 담은 막대를 하늘로 쏘아 올리는 ‘구름 씨 뿌리기’ 사업까지 시작했다. 구름의 얼음 결정 생성을 촉진해 비가 내리도록 유도함으로써 양쯔강 수위를 올리려는 시도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