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빈 유지보수 이유…"결함 없으면 원래대로 공급"
독일에선 "노르트스트림 2 사업 재개" 주장도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 가스프롬이 러시아에서 독일로 이어지는 해저 가스관 '노르트스트림1'의 가스 공급을 이달 31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3일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예상치 못한 중단 소식에 유럽의 가스 공급 불안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19일(현지시간) 독일 공영 도이치벨레(DW) 등에 따르면 가스프롬은 노르트스트림1 일시 중단 이유에 대해 "터빈의 보수 및 고장 예방 작업을 시행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비가 마무리되고 결함이 발견되지 않으면 원래대로 하루 3,300만㎥의 가스를 공급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는 지난 2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자국을 제재한 유럽연합(EU)에 대해 보복 차원에서 가스 공급을 줄이며 유럽 내 에너지 위기를 증폭시켰다. 노르트스트림1은 총 9대의 터빈 중 보통 6대가 가동되는데, 현재는 수리 등의 이유로 1대만 가동 중이다.
가스프롬은 지난 6월 캐나다에서 수리 중이던 노르트스트림 1의 터빈 1대가 서방의 대러 제재로 반환이 늦어지고 있다는 점을 이유로 공급량의 약 40%를 줄였다. 독일의 요청으로 캐나다 정부는 지난달 9일 해당 터빈에 대한 예외적 제재 면제를 결정했다. 이후 터빈은 독일로 옮겨졌지만, 가스프롬은 관련 서류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현재까지 수령을 거부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가스프롬은 정비 문제를 이유로 공급량을 다시 기존 절반인 20% 수준으로 줄였다. 이에 하루 공급량은 3,300만㎥로 쪼그라들었다.
"노르트스트림2 재운영 위해 독일 압박 목적"
유럽 각국 지도자들과 에너지 기업은 가스프롬이 지금보다 많은 가스를 공급하지 못할 기술적 이유는 없다고 반발하고 있다. 세르기 마코곤 우크라이나 가스 수송시스템 대표는 "이는 푸틴이 EU를 상대로 에너지 전쟁을 치르고 있다는 명확한 예시"라고 비판했다. 유리 비트렌코 우크라이나 국영 가스회사 나프토가스 최고경영자(CEO)는 "가스프롬이 (부족해진 독일 공급량을) 우크라이나를 통하는 가스관에 가스를 더 넣어 보충하려는 조짐은 전혀 없다"며 "이는 독일이 제재를 완화하고 노르트스트림 2 운영을 압박하려는 목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에너지 대란을 겪는 독일에선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또 다른 가스관인 노르트스트림 2 사업을 재개하자는 주장도 나왔다. 볼프강 쿠비키 독일 자유민주당(FDP) 부대표는 "노르트스트림 2를 다시 운영하면 겨울 에너지 대란에 대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가 국내외 비판을 받았다. 노르트스트림 2는 현재 공사는 완료됐지만, 지난 2월 대러 제재를 위해 사업이 중단됐다.
한편 이날 노르트스트림 1의 공급 중단 소식이 전해지자 유럽 천연가스 가격을 대표하는 네덜란드 TTF 선물 가격은 5% 넘게 급등한 1메가와트시(MWh) 당 257.4유로로 금요일 장 마감 기준 최고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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