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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림화' 기조 시행착오 인정하고 정책 강화로 유턴한 대통령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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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림화' 기조 시행착오 인정하고 정책 강화로 유턴한 대통령실

입력
2022.08.19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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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18일 대통령실과 부처 간 정책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정책기획수석을 신설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2실장(비서실장·국가안보실장) 5수석’ 체제인 대통령실은 ‘2실장 6수석’ 체제로 개편된다. 당초 ‘대통령실 슬림화’ 공약에 따라 문재인 정부 청와대 조직을 대폭 줄였지만, 집권 초 정책 난맥상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자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대기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정책기획수석을 신설하는 배경에 대해 “요즘 민생이라든지 정책 어젠다 쪽에 소통 문제가 있기 때문에 국민과 내각, 대통령실 간 소통과 이해를 원활히 할 수 있는 역할이 필요해 정책기획수석을 먼저 신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설되는 정책기획수석은 정부의 국정 어젠다와 국정과제를 총괄할 예정이다. 신임 정책기획수석에는 이관섭 한국무역협회 부회장이 유력하다.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을 지낸 이 부회장은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재직 시절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반대하다 사퇴했다.

대통령실은 추가 개편 가능성도 열어 두고 있다. 여권 일각에선 비서실장 업무 가중을 고려해 총무비서관실 기능을 담당하는 가칭 기획관리실장이나 수석 자리를 신설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김 실장은 “3실장 7수석까지는 논의되지 않았다”며 “필요성이 있으면 그때그때 개편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실장급을 늘리기보다는 추후에 수석급을 좀 더 보강하는 방안은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작지만 효율적인 조직을 만들겠다”며 대통령실 슬림화를 주요 공약으로 내세워, 문재인 정부 청와대(3실장 8수석 2보좌관)보다 감축된 현재의 대통령실 체제를 꾸렸다.

윤 대통령이 '공약 후퇴'라는 비판을 감수하면서 대통령실 확대 개편을 선택한 배경에는 최근 만 5세 취학 연령 하향 조정 논란, 주 52시간제에 대한 대통령실과 고용노동부 엇박자 등 정책 혼선 사태가 지지율 하락의 주요 원인이라는 판단이 작용하고 있다. 대통령실 슬림화 기조의 핵심은 과거 청와대 정책실장 자리를 없애고 그 기능을 비서실장에 준 것인데, 이게 발목을 잡았다고 보는 것이다. 김 실장은 '공약 후퇴' 지적에 대해 “조직이란 게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유기체같이 운영되는 것”이라며 “슬림화라는 대전제는 가지고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정책기획수석 신설에 따른 업무 중복 우려도 나온다. 신설되는 정책기획수석은 국정과제비서관실과 정책조정기획관실의 업무를 맡을 예정인데, 현재 장성민 정책조정기획관이 맡는 역할과 겹친다. 이에 대해 김 실장은 “장 기획관은 앞으로 부산엑스포 유치에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대통령실은 21일 홍보수석실 인적 개편도 발표할 예정이다. 신임 홍보수석에는 윤 대통령의 당선인 시절 대변인을 맡은 김은혜 전 의원이 유력하다. 홍보라인과 함께 쇄신 대상으로 지목된 정무수석실은 이번 개편 대상에서 제외됨에 따라 이진복 정무수석은 유임 가능성이 높다.

이날 개편은 윤 대통령이 전날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대통령실부터 어디에 문제가 있었는지 짚겠다”고 밝힌 지 하루 만에 나왔다. 하지만 정책기획수석 신설과 일부 홍보라인 개편으로 그쳐 전면적인 국정쇄신이 필요하다는 민심의 요구를 충족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앞서 이명박 정부 때는 2008년 6월 광우병 사태로 대통령 지지율이 20%대로 급락하자 취임 117일 만에 류우익 비서실장을 포함한 당시 청와대 참모진을 전면 개편한 바 있다.

김현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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