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지지, 이유는 대통령 본인" 尹 직격한 유승민

유승민 전 의원,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
"모든 걸 바꿀 각오 안 보여"
인사 쇄신·여당과 관계 재정립 등 요구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이 지난 7월 16일 오후 부산 서면 소민아트센터에서 열린 자신의 저서 '야수의 본능으로 부딪쳐라' 북콘서트에서 발언하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지난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자리를 놓고 윤석열 대통령과 경쟁했던 유승민 전 의원이 "이 정권에 대한 국민의 지지가 낮은 가장 큰 이유는 대통령 본인에게 있다"고 직격했다.

유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을 통해 "윤석열 정부 취임 100일이다. 대통령은 오늘 회견에서 '국민의 뜻을 살피겠다. 저부터 분골쇄신하겠다'고 했다. 이 약속 그대로 해주시길 바란다"면서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 대한 감상을 전했다.

유 전 의원은 이어 "이 정권에 대한 국민의 지지가 낮은 가장 큰 이유는 대통령 본인에게 있다"면서 "대통령의 생각, 말, 태도가 문제다. 대통령 본인이 바뀌지 않으면 백약이 무효인 상황"이라고 윤 대통령을 비판했다.

또 "대통령이 현 상황을 정말 심각하게 생각하고 모든 걸 바꿀 각오가 되어 있는지, 오늘 기자회견으로는 도무지 알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유 전 의원은 "국민의 뜻을 살펴 '뼈가 가루가 되고 몸이 부서질' 각오를 정말 했다면 바꾸지 못할 게 없다"면서 특히 "주변의 무능하고 아부만 하는 인사들부터 과감하게 바꾸라"고 인사 쇄신을 주문했다.

그는 "영혼 없는 관료, 캠프 출신 교수들로는 나라가 잘될 수 없다. 검사들이 제일 유능하다는 잘못된 생각부터 버리고 천하의 인재를 찾아야 한다"면서 "'악마의 대변인' 역할을 할 사람을 가까이 두라"고 조언했다. 또 "특별감찰관을 임명해서 친인척과 대통령실 사람들의 부정을 막아야 한다"며 윤 대통령 주변을 단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대통령과 여당의 관계도 혁신해야 한다"면서 국민의힘 내홍 문제를 지적했다. 유 전 의원은 "여당은 잘못된 국정의 거수기가 아니라 국정의 공동책임을 져야 하는데, 그러려면 견제와 협력의 당정관계로 당도, 대통령도 바뀌어야 한다"고 했다.

유 전 의원은 "100일이 지났고 1725일이 남았다. 지금부터 시작이라 생각하고 백지에서 새로 시작하기 바란다. 경제와 안보를 튼튼히 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개혁을 해나간다면 국민은 다시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 전 의원은 4월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경선에 패한 직후 7월부터 북콘서트를 통해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을 비판하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4일에는 윤 대통령이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을 만나지 않은 것을 지적하기도 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