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대마 산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활용
말레이, 태국에 "대마 산업 경험 전수 부탁"
인니 국회도 의료용 대마 합법화 논의 시작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가 의료용 대마 합법화를 위한 발걸음을 내딛기 시작했다. 대마 산업을 국가 신성장 동력으로 삼은 태국처럼, 대마를 경제 발전의 도구로 활용해 보겠다는 취지다.
다만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는 자국 내 이슬람 보수주의의 장벽을 뚫어내야 하는 숙제가 남아 있다. 양국이 여론을 설득해 대마 양성화에 성공할 경우, 태국과 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는 동남아시아의 '대마 산업 허브'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전망이다.
임상시험 승인·법 개정 착수한 말레이
18일 더선데일리와 안타라통신 등 현지매체에 따르면, 카이라 자말루딘 말레이시아 보건부 장관은 최근 아누틴 찬위라쿤 태국 보건부 장관에게 "오는 11월 태국에서 개최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에 방문할 말레이시아 대표단에 의료용 대마 합법화 성공을 위한 노하우를 전수해달라"고 부탁했다. 태국은 흔쾌히 받아들였다. 아누틴 장관은 "말레이시아 대표단에 태국 내 의료용 대마 추출 현장 및 '대마 패키지 여행'을 체험하도록 조치하겠다"고 화답했다.
대마를 대하는 말레이시아의 태도 변화는 현지 인기가수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가능했다. 지난 3월 가수 야신 슐레이만은 자신의 병을 고치기 위해 대마 17종을 재배하다 체포된 바 있다. 최근 기소된 그에게 현행법이 모두 적용된다면 사형 선고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지에선 "치료를 위한 대마 사용자까지 사형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여론이 들불처럼 일었다.
그렇지 않아도 의료용 대마 산업에 눈독을 들이던 말레이시아 정부는 즉각 행동에 나섰다. 보건부는 지난달 의료용 대마 연구를 위한 임상시험을 승인했다. 이어 국회 산하 대마위원회는 대마의 의학적 효용을 밝히기 위한 전문가 검토 작업과 마약법 개정안 논의에 착수했다. 대마위는 이르면 올 연말 개정안의 윤곽을 발표할 방침이다.
인니도 동참… "성공 시 '대마 삼각 허브' 발전 가능"
인도네시아도 말레이시아와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인도네시아 역시 대마를 소지하기만 해도 최대 12년형에 처하는 보수적인 처벌 규정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현지에선 "아들의 뇌성마비 치료를 위해 의료용 대마 사용을 허가해 달라"는 한 모친의 호소가 사회적 이슈가 되면서 양성화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실제로 인도네시아 하원은 지난 6월 의료용 대마 사용에 대한 법안 심의 절차에 돌입한 상태다. 하원은 금명간 의료용 대마 허가를 논의하기 위한 청문회를 연 뒤 현행 마약법 개정까지 검토할 계획이다.
동남아에서 의료용 대마 제품 수출입 사업을 벌이고 있는 A사 대표는 "대마에 관대한 태국도 관련 산업 양성화에 5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했다"라며 "무슬림의 발언권이 강한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는 시간이 더 걸리겠지만, 성공할 경우 태국을 중심으로 3개국이 새로운 '대마산업 삼각 허브'로 동반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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