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범행 경위와 공범 유무 수사할 것"
공군 공보정훈실 장교도 영장 "사인 왜곡"
고(故) 이예람 중사 사망사건 수사 무마 의혹의 핵심 증거인 녹음파일을 조작한 혐의를 받는 대형 로펌 출신 변호사가 구속됐다.
박혜림 서울중앙지법 판사는 15일 "증거를 인멸하고 도주할 우려가 있다"며 김모 변호사에 대한 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안미영 특별검사팀에 따르면, 군 법무관 출신인 김 변호사는 공군본부 보통검찰부 소속 군 검사들의 대화 녹음파일을 조작해 군인권센터가 이를 토대로 허위 녹취록 내용을 언론에 발표하도록 한 혐의를 받는다.
군인권센터가 지난해 11월 공개한 녹취록에는 전익수 공군 법무실장이 이예람 중사 성폭력 가해자인 장모 중사를 불구속 수사하도록 지휘하고 공군본부 법무실이 국방부 검찰단 압수수색에 대비한 정황이 담겼다. 전 실장은 군인권센터 발표 당시 "녹취록은 완전 허위 내용으로 조작됐다"고 반박했다.
특검팀은 녹취록에 나오는 군법무관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녹취록이 조작된 정황을 파악했다. 이어 과학수사기법으로 녹음파일 일부에 기계음이 담긴 사실을 확인했다. 사람이 아닌 컴퓨터가 글자를 음성으로 읽어주는 문자음성변화(TTS) 장치를 활용해 만들어진 목소리가 녹음됐다는 것이다.
특검팀은 이달 9일 김 변호사 자택과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12일 김 변호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하던 중 긴급체포했다. 김 변호사 신병을 확보한 특검팀은 정확한 범행 경위와 동기를 조사하고, 군인권센터 측과의 공모 여부도 확인할 예정이다.
특검팀은 이날 이 중사 사망 원인을 왜곡해 고인의 명예를 훼손하고 수사자료를 외부로 유출한 혐의로 공군본부 공보정훈실 소속 장교 정모씨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팀은 정씨가 이 중사 사망 뒤 사건 은폐 의혹 및 지휘 책임에 따른 공군참모총장의 경질 가능성이 거론되는 등 공군에 대한 여론이 싸늘해지자 이 같은 일을 벌인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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