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기준 SCFI 3,562.67…1년 3개월 만의 최저치
남미·미주·유럽·중동 등 7개 노선 모조리 내림세
인플레이션·물동량 감소·경기침체 맞물려 하락
올 상반기 역대급 실적을 발표한 해운사들의 표정이 밝지 않다. 실적을 선행하는 지표인 글로벌 컨테이너 해운 운임이 9주 연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어서다. 2분기 실적이 정점을 찍은 것이라는, 이른바 '피크 아웃' 우려가 점차 현실화되는 모양새다.
14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중국 상하이항에서 출항하는 컨테이너선 15개 항로의 단기 운임을 종합한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12일 기준 3,562.67로 전주 대비 177.05포인트(4.7%) 하락했다. SCFI는 해상 운송 항로의 운임 수준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다. 경기가 살아나 물동량이 증가하면 해운 운임지수는 올라가고 반대의 경우엔 지수가 내려간다.
앞서 SCFI는 지난 1월 초 사상 최고치인 5,109.60까지 치솟았으나 중국 춘절 연휴와 봉쇄 조치 등을 거치며 17주 연속 내렸다. 이후 중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봉쇄 조치 완화로 물동량이 늘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한 달여간 상승했다. 하지만 6월 17일부터 내림세로 돌아선 후 9주 연속 하락, 지난해 5월 28일(3,495.76) 이후 1년 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해운 운임 하락은 최근 글로벌 인플레이션 영향이 크다. 이로 인해 화물 수요가 줄고 경기 침체까지 겹치며 해운 운임 하락세가 가속화되고 있는 것이다. 해운업 호황에 선주들이 선복량을 늘린 것도 운임 약세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항만 적체와 운임 하락, 실적 감소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는 특이한 상황"이라며 "향후에도 운임 하락세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국내 해운사들도 하반기 실적 기대치를 낮추는 분위기다. 올 2분기 영업이익(2조9,371억 원)이 전년 동기 대비 111% 증가한 HMM도 하반기 실적에 대해선 부정적인 편이다. HMM 측은 "2분기엔 미주와 유럽을 포함한 전 노선의 운임 상승으로 시황이 크게 개선됐다"며 "반면 하반기엔 미국 경제 불확실성과 코로나19 재확산, 원자재 가격 인상, 인플레이션에 따른 금리 인상 등으로 소비자 신뢰지수와 국내총생산(GDP)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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