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당대회 방해하는 도발행위"
3일 외무성 문답 이어 공식 입장
핵실험 앞두고 우군 확보 등 의도
북한 노동당이 중국 공산당에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을 강하게 비판하는 서한을 보냈다. 최고조에 이른 미중 갈등을 틈타 북중 밀착을 과시하려는 행보다.
10일 조선중앙통신 보도에 따르면, 노동당 중앙위원회는 9일 대만 문제와 관련해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에 연대성 편지를 보냈다. 노동당은 서한에서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을 "중국의 주권과 영토 완정(영토를 완전히 정리하고 다스리는 것)에 대한 엄중한 침해"라고 규정했다. 이어 "공산당 제20차 대회의 성과적 개최를 방해하려는 용납될 수 없는 정치적 도발행위"라고 비판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을 결정할 당대회를 강조하면서 중국과의 연대 의지를 밝힌 셈이다.
미국과는 대립각을 확실히 세웠다. 미국의 중국 견제를 위한 인도·태평양전략에 대해 "국제적 여론을 오도한 다음 그를 통제 관리한다는 명분으로 전략적 기도를 실현하는 수법"이라며 "미국이 조중 두 나라의 사회주의를 고립 압살하는 데서 이런 수법을 가장 집중적으로, 비열하게 적용하고 있다"고 부각했다. '중화민족 통일' '대만 문제와 관련한 중국 공산당의 입장' '중국 당대회' 등에 대해선 노골적으로 지지 의사를 드러냈다.
북한은 펠로시 의장이 대만을 방문했던 지난 3일 외무성 대변인과 조선중앙통신 기자의 문답 형식으로 "미국의 파렴치한 내정 간섭 행위"라며 비난했다. 대만에 이어 한국을 찾은 펠로시 의장이 4일 판문점을 방문하자, 조영삼 외무성 보도국장 명의로 "4월 우크라이나를 행각해 반러시아 대결 분위기를 고취한 데 이어 이번엔 대만에 끼어들었다"며 "펠로시가 조선반도에서 무사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 오산"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미중 간 현안에 연이어 공식 입장을 내면서 '한·미·일 대 북·중·러' 신냉전 구도를 부각한 것이다.
북한의 노림수는 7차 핵실험 준비를 마친 가운데 무력 도발의 정당성을 확보하고 중러의 양해를 구하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국제사회 제재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국경 봉쇄 와중에도 경제 활로를 모색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실제 조만간 북한 신의주와 중국 단둥 간 화물열차 운행이 재개될 예정이고, 친러시아 분리주의자들이 선포한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 및 루한스크인민공화국(LPR) 재건 사업에 북한이 참여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