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프로축구가 외국인 선수 쿼터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이 다음 시즌부터 챔피언스리그(ACL) 외국인 쿼터를 기존 ‘3(국적불문)+1(AFC 회원국 출신)’에서 ‘5+1’로 확대하기로 결정하면서다. K리그 관계자들은 ‘국제무대 경쟁력’과 ‘자국 선수 보호’ 사이에서 절충안을 찾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다.
AFC의 발표는 K리그 현행 규정과 차이가 있다. K리그는 ‘3(국적불문)+1(AFC 쿼터)+1(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가맹국 국적 출신)’ 체제로 외국인 선수 쿼터를 운용 중이다. K리그가 현 제도를 내년에도 유지하면 외국인 쿼터를 여유롭게 운용 중인 서아시아 국가나 일본, 중국 등과의 ACL 경쟁에서 밀릴 가능성이 크다.
예를 들어 사우디아라비아 리그는 외국인 선수를 7명까지 보유할 수 있고, 일본 J리그는 외국인 선수 보유와 관련한 별도의 규정이 없는 대신 경기당 출전 인원만 5명으로 제한하고 있다. 중국 슈퍼리그는 아시아쿼터를 따로 두지 않고 외국인선수를 5명 보유할 수 있게 했다. AFC의 새 규정이 적용되는 내년 시즌부터 이들 리그 소속 팀들의 전술 선택지가 넓어지는 셈이다.
K리그의 외국인 쿼터 확대 주장이 나오는 이유는 또 있다. AFC는 내년 시즌부터 ACL을 현재 봄~가을 시즌(춘추제)에서 가을~봄 시즌(추춘제)으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춘추제를 시행하고 있는 K리그 소속팀들은 비상이 걸렸다. 내년부터 ACL 출전팀은 휴식기에도 대회에 참가해야 한다. 1년 내내 경기를 치러야 해 선수들의 피로도가 높아질 것이 뻔하다. 이런 상황에서 좋은 외국인 선수마저 적극적으로 영입하지 못할 경우 국제무대 경쟁력 하락 우려가 ‘쿼터 확대’에 힘이 실리는 배경이다.
신중론을 펼치는 구단들도 있다. 외국인 선수가 늘면 그만큼 국내 선수들의 기회가 줄기 때문이다. 장기적으로도 선수 육성보다 즉시 전력감을 수급하게 돼 국내 축구 생태계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란 주장이다. 한 구단 관계자는 “외국인 쿼터를 늘리면 자국 선수 입지가 줄어들 수밖에 없고, 구단도 유스팀에 투자할 의미가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타협점 찾기에 나섰다. 연맹은 11일 서울 종로구 아산정책연구원에서 공청회를 열고 외국인 쿼터 확대 필요 여부 및 범위에 대한 각계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연맹 관계자는 “확대 범위 등에 이견이 있을 수 있어 이를 조율해 올해 안에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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