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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명 위험 높은 '습성 황반변성'도 조기 진단·치료가 중요

입력
2022.08.09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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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반변성 환자가 본 시야. 한국일보 자료사진

황반변성 환자가 본 시야. 한국일보 자료사진

황반변성 가운데 습성이라면 치료를 해도 시력이 저하될 위험이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황반변성(macular degeneration)은 대부분 눈 안쪽 망막 중심부에 위치한 황반(黃斑ㆍ yellow spot)이 나이 들면서 발생한다. 40세 이상 눈 질환 유병률 가운데 노인성 황반변성(AMD)이 13.4%인 것으로 조사됐다(질병관리본부ㆍ대한안과학회).

황반변성은 건성(dry·90%)과 습성(wet·10%)으로 나뉜다. 건성 황반변성을 방치하면 습성으로 악화돼 중심 시력에 크게 떨어져 시력을 잃을 수 있다. 습성 황반변성은 망막 밑에 생긴 비정상적이고 약한 신생 혈관이 터지면서 흘러 나온 피와 여러 물질로 인해 시세포가 손상돼 시력이 저하된다. 진행 속도가 매우 빨라 치료 시기를 놓치면 실명 위험이 높다.

그동안 습성 황반변성의 다양한 치료법에 따른 시력 예후를 비교 분석한 연구는 여러 차례 보고돼 왔다. 하지만 치료 후 시력 변화를 오랜 기간 관찰하고 분석을 진행한 연구는 상대적으로 부족해 장기적인 변화 양상을 밝히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이에 우세준 분당서울대병원 안과 교수 연구팀(공동 연구자 박규형ㆍ박상준ㆍ주광식 교수, 공동 교신 저자 이주용 서울아산병원 안과 교수)은 습성 황반변성 치료 후 장기적인 시력 변화를 규명하는 연구를 수행했다.

연구팀은 분당서울대병원과 서울아산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습성 황반변성 환자 877명의 치료 전후 시력을 관찰해 10년 간 시력 예후를 분석했다.

그 결과, 습성 황반변성은 치료해도 장기적으로는 시력이 점차 떨어져 실명 위험이 높아진다.

습성 황반변성 환자의 치료 후 시력은 10년 간 지속적으로 떨어져 ETDRS 시력점검표 기준 평균 4줄(20자)이 감소했고, 50% 이상의 환자는 시력 0.1 이하의 실명 상태에 도달했다.

ETDRS 시력점검표는 더 이상 손실되지 않고 유지될 수 있는 시력을 평가하는 검사법으로, 수치가 높아질수록 시력이 호전됐다고 판단한다.

이번 연구 결과는 유럽 안과 연구학회 학술지(Acta Ophthalmologica) 최신 호에 실렸다.

한편, 2007년 혈관 생성 억제 약물(anti-VEGF) 주사 치료가 도입돼 주사 치료를 받은 환자의 시력 감소 폭은 도입 이전 해당 치료를 받지 못한 환자들과 비교해 눈에 띄게 개선돼 장기적으로는 시력 예후에 상당한 차이를 보이게 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습성 황반변성을 조기 발견해 적극적으로 혈관 생성 억제 약물 주사 치료를 받으면 실명 위험이 낮아지고 시력이 개선될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을 뜻한다.

습성 황반변성을 진단받으면 장기간 적극적으로 치료하면 시력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연구팀에 따르면 환자의 ‘치료 전 시력’이 높을수록 장기 시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습성 황반변성은 진행 속도가 매우 빨라 치료 시기가 늦어질수록 치료 전 시력이 저하될 가능성이 높은데, 질환을 조기 진단해 치료하면 시력 예후와 진행 속도가 개선됐으며 장기적인 시력 결과도 호전됐다.

우세준 교수는 “이번 연구는 국내 임상 현장에서 장기간 관찰한 환자의 시력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국인 습성 황반변성 특성을 밝혀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고 했다.

바둑판 모양의 암슬러 격자를 이용한 황반변성 증상 확인법. 황반변성 환자가 볼 때(오른쪽)는 정상인이 볼 때(왼쪽)와 달리 사물이 휘거나 찌그러져 보인다.

바둑판 모양의 암슬러 격자를 이용한 황반변성 증상 확인법. 황반변성 환자가 볼 때(오른쪽)는 정상인이 볼 때(왼쪽)와 달리 사물이 휘거나 찌그러져 보인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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