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행 중 침수되면 시동 끄고 탈출해야 안전
물웅덩이에선 브레이크 밟지 말고 저속 주행
전기차, 배터리팩 방수처리로 감전위험 없어
지난밤 서울에선 여름 한 달 동안 내릴 비(422㎜)가 하룻밤 만에 쏟아지면서 도로와 지하 주차장이 물바다가 됐다. 게다가 수도권과 중부지방에선 내일(10일)까지 비가 더 올 수 있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많은 사람들은 차량 침수와 출퇴근길 운전에 대한 걱정에 빠졌다. 엔진까지 침수된 차량은 천문학적인 수리비가 들어, 사실상 폐차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폭우 또는 침수 상황에서의 대처법을 공유했다.
운행 중 시동 꺼졌다면 즉시 탈출…물웅덩이에선 브레이크 금지
9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침수차는 ①운행 중 침수 ②주차 중 침수 등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특히 차량을 운행하다가 침수가 됐을 땐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시동이 꺼지면 즉시 빠져나와야 한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부 교수는 "물이 불어나는 정도를 살핀 뒤 시동을 끄고 나와야 한다"며 "만약 물에 어느 정도 잠겼지만 더 불어나지 않을 경우 차 보닛을 열고 배터리팩에 연결된 전선을 다 뽑으면 2차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만약 운행 중 물웅덩이를 만나면 우회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지나가야 할 상황에서 기어 변속이 가능한 차량이라면 저단 기어로 설정하고, 시속 10~20㎞ 속도로 멈추지 말고 통과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최영석 한라대 미래모빌리티학과 겸임교수는 "차량이 멈추면 차량 흡·배기에 물이 들어가면서 엔진이 망가질 수 있다"며 "브레이크를 밟지 않고 천천히 빠져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침수로 인해 엔진으로 물이 들어간 상태에서 시동을 걸면, 엔진 주변 부품에까지 물이 들어가 손상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주차 중 침수된 차량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시동을 걸지 않아야 한다. 엔진이 일부 침수된 차는 전문 정비를 받은 이후 오일류와 냉각수, 연료 모두 한두번 바꿔야 한다. 각종 배선은 커넥터를 분리한 뒤 깨끗이 씻어 말린 뒤 윤활제를 뿌려 줘야 한다.
전기차 배터리팩 '이중방수' 감전 걱정 '뚝'
최근 전기차 운전자가 늘고 있다. 물기를 걱정하는 전기차 운전자가 많지만 전기차는 안전 장치를 갖추고 있고, 방수 기능으로 밀폐돼 있어 순식간에 감전되거나 물이 스며들지는 않는다. 주요 장치에는 수분감지 센서가 있어 물이 들어가면 자동으로 전원을 차단한다. 다만 전기차는 냉각수 보충이나 엔진룸을 씻을 때는 절연 성분이 함유된 전용 제품을 써야 한다.
이 교수는 "전기차는 배터리 팩이 방수처리가 돼 있고, 물에 잠기면 각 센서들이 침수 여부를 확인해서 셧다운시키기 때문에 내연기관차에 비해 더 위험하다고 볼 순 없다"며 "다만 차 사고가 나서 배터리 팩이 부서지거나 밖으로 노출됐을 때 침수되면 열폭주 등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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