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 "구미시장 최근 발언은 충격적 망언"
"대구 물이 나빠진 원인은 구미공단, 특단 조치 강구할 수도"
구미시장 "물 협정 졸속 합의, 재검토해야"
안동시장 "대구시에 수돗물 공급할 수도"
홍준표 대구시장이 대구취수원 다변화사업과 관련해 원인 제공자인 경북 구미시에 끌려다니지 않겠다고 밝혀 파장이 예상된다. 구미시는 해평취수장 대구공동이용을 골자로 한 협정 재검토를 주장하고, 안동시는 "수돗물을 공급할 수 있다"고 제안하면서 대구취수원 문제가 새 국면을 맞았다.
홍 시장은 9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대구 물 문제의 중요한 원인 중 하나인 구미공단을 끼고 있는 구미시장의 최근 발언은 대구시민들의 분노를 사고도 남을 충격적인 망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더 이상 일종의 원인 제공자에 의해 마냥 끌려다니는 물 문제 해법은 하지 않겠다"고 못 박았다.
홍 시장은 "(대구) 위천공단이 부산시민의 반대로 무산된 일을 잊었느냐"며 "구미공단 내 모든 공장은 무방류시스템을 갖추거나, 폐수 방류를 하지 못하도록 특단의 조치를 강구할 수도 있다"고 강공을 예고했다.
홍 시장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도 "대구 물이 나빠진 근본적인 원인은 구미산단인데, 하류의 물을 오염시켜 놓고도 상수원을 좀 달라고 하니까 '된다', '안 된다' 하는 건 언어도단"이라며 "구미시장이 괘씸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직격했다.
홍 시장은 최근까지 구미 해평취수장과 안동의 댐 물을 취수하는 '투트랙 방안'을 추진했으나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며 변화를 예고했다.
이에 대해 구미시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구미시장은 대구취수원 다변화와 관련해 물을 공급하지 않겠다고 발언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구미시는 "대구시민이든 구미시민이든 깨끗한 물을 먹어야 한다는 것에 동의한다"며 "구미시장은 해평취수장에서 감천지류의 상류로 취수원을 이전하는 것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구미시는 지난 4월 해평취수장 대구공동이용을 골자로 한 '맑은 물 나눔과 상생 발전에 관한 협정' 재검토를 추진 중이다. 구미시에 따르면 이 협정은 구미시민이나 시의회 동의 없이 체결됐고, 협정 당시 환경부장관과 대구시장, 구미시장이 교체되면서 실질적 실효성도 상실했다. 또 심리·정서적 동의를 거치지 않은 졸속합의라는 게 구미시 측 입장이다.
한편 홍 시장은 11일 대구에서 권기창 안동시장을 만나 댐 물 공급 방안에 대해 논의키로 했다. 권 시장은 "안동에서 수돗물을 생산해 낙동강 하류지역에 공급할 수 있다"고 상생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대구시는 안동의 제안을 반기고 있으나 현실적으로는 시민의 생존권이 걸린 수돗물 공급을 타 지자체에 맡기는 것에 대해서는 부정적이어서 원수와 정수된 수돗물 공급을 둘러싼 줄다리기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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