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김정은 깡패"라던 펠로시, JSA 찾아 면전서 대북 압박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김정은 깡패"라던 펠로시, JSA 찾아 면전서 대북 압박

입력
2022.08.04 19:15
1면
0 0

과거 "김정은 깡패" 등 대북 강경 발언
대만行 비난했던 北, 고강도 반발 예상
尹 대통령, JSA 일정에 '대북 억지력' 강조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 일행을 태운 차량이 4일 경기 파주시 통일대교를 지나 판문점으로 향하고 있다. 파주=홍인기 기자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 일행을 태운 차량이 4일 경기 파주시 통일대교를 지나 판문점으로 향하고 있다. 파주=홍인기 기자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4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찾았다. 직전 대만 방문을 통해 중국을 겨냥한 데 이어 한국에선 북한을 압박하는 행보다. 펠로시 의장과 오랜 악연으로 엮인 북한의 반발이 예상되는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은 "한미 간 대북 억지력의 징표"라며 이번 JSA 방문의 의미를 강조했다.

펠로시 의장은 이날 오후 JSA를 찾아 북한 핵·미사일 위협 등 한반도 안보 상황을 점검하고 장병들을 격려했다. 지난해 1월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미국 고위급 인사의 첫 JSA 방문이다. 5월 한미 정상회담차 방한한 바이든 대통령은 비무장지대(DMZ)나 JSA에 가지 않았다.

이번 일정은 그 자체로 엄중한 대북 메시지라는 평가다. 미 정부가 아닌 의회 고위급 인사가 JSA를 방문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기 때문이다. 과거 수차례 대북 강경 발언을 쏟아낸 그의 상징성을 봐도 그렇다.

펠로시 의장은 미 정가에서 평양 방문 경험이 있는 몇 안 되는 인물 중 하나다. 1997년 8월 미 하원 정보위원들과 함께 남북한을 동시 방문했다. 그는 2019년 2월 한국 의회 대표단과 면담 자리에서 방북 경험을 소개하며 "북한 주민들의 비참한 모습을 보고 그때부터 북한에 대한 회의론을 갖게 됐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핵 문제와 관련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의도는 비핵화가 아닌 남한 비무장화"라고 일갈했다고 한다.

그는 북미가 서로 '말 폭탄'을 주고받던 2017년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을 겨냥해 "미국 대통령은 김정은처럼 끔찍한 사람과 치고받기를 해선 안 된다"고 지적하는 과정에서 김 위원장을 '깡패'라고 칭하기도 했다. 2019년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나 김정은 위원장 같은 깡패들을 믿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다만 펠로시 의장은 이날 한국 측과의 공식 일정에서는 '확장 억지' 원칙을 강조하는 원론적 입장을 유지했다. 김진표 국회의장과 회담 후 "(한국)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강력하고 확장된 대북 억지력을 바탕으로 국제 협력 및 외교적 대화를 통해 실질적 비핵화와 평화 정착을 이루기 위한 양국 정부 노력을 지원해 가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바이든 행정부의 '한반도 상황 관리' 기조에 맞게 펠로시 의장의 대북 공개 발언 톤 역시 조정될 것이란 예상이 있었다"고 말했다. 물론 방한 일정을 결산하는 과정에서 별도 성명 등을 통해 추가로 메시지를 낼 여지는 남아 있다.

향후 추가 발언 수위를 떠나 북한은 날 선 반응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펠로시 의장이 일관되게 지적해 온 인권 문제는 김정은 정권이 가장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주제다. 전날 조선중앙통신은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에 대해 "미국의 파렴치한 내정 간섭 행위와 의도된 정치군사적 도발"이라고 비난하는 외무성 대변인 질의응답 내용을 전하며 반발했다. 미국에 맞서 중국을 지지한다는 의사표명이긴 하나, 펠로시 의장이 영 껄끄러운 북한의 입장이 고스란히 담긴 표현으로도 읽힌다.

정준기 기자

제보를 기다립니다

안녕하세요 제보해주세요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