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올해 2월 이어 3차례 인상
유연탄 등 원자잿값·유가 상승 때문
시멘트업계가 원자잿값 급등으로 시멘트 가격 인상을 예고했다. 지난해 7년 만에 오른 데 이어 올해만 두 번째 인상이다. 레미콘업계와 건설업계는 잇따라 오르는 시멘트값에 난감한 표정이다.
한일시멘트는 톤당 9만2,200원인 시멘트값을 다음 달 1일부터 10만6,000원으로 약 15% 인상하겠다는 공문을 레미콘사에 전달했다고 4일 밝혔다. 삼표시멘트도 같은 날부터 톤당 9만4,000원에서 10만5,000원으로 11.7% 인상하겠다고 레미콘업계 등에 공문을 보냈다. 쌍용C&E 관계자 또한 "가격 인상에 공감하고 있다"며 "인상 금액이나 시기는 내부 검토 중"이라고 답했다.
시멘트업계는 올해 2월 15~18%가량 가격 인상을 단행한 데 이어 7개월 만에 또다시 가격을 올리게 됐다. 지난해 7월 7년 만에 시멘트값을 5.1% 올린 업계는 7개월 뒤 18%라는 역대 최대 인상률을 찍었다. 올해만 30%가량 뛴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단기간에 이렇게 크게 오른 건 이례적"이라고 했다.
시멘트값이 큰 폭으로 뛰는 건 원자잿값을 비롯한 생산 원가가 올랐기 때문이다. 한일시멘트 관계자는 "유연탄 가격이 너무 오르니 감당이 안 된다"며 "내부 노력으로는 한계에 다다랐다"고 말했다. 삼표시멘트 관계자는 "주요 원자재 가격 폭등과 유가 상승에 따른 물류 비용, 전력비 상승 등으로 경영 환경이 악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멘트 생산 원가의 40%를 차지하는 유연탄 가격은 급등하고 있다.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1월 3일 톤당 173달러이던 유연탄은 지난달 28일 기준 419달러를 찍었다. 한찬수 한국시멘트협회 홍보협력팀장은 "인플레이션과 함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공급망도 마비되면서 유연탄 시세는 올 하반기에도 하향 안정화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레미콘업계는 가격 인상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한국레미콘공업협동조합회 관계자는"운반비나 자잿값이 정확히 얼마나 오른지 몰라 적정 인상분을 가늠할 수 없다"며 "레미콘사의 사정은 고려하지 않은 일방적인 통보"라고 주장했다. 이어 "강력 대응해야 한다는 분위기"라며 "탄원서나 집회 같은 집단 행동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건설업계 또한 난처한 상황이다. 시멘트값이 오르면 공사비도 상승한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분양가를 통제하는 상황에서 공사비가 오르면 건설사 입장에선 샌드위치 신세가 된다"며 "현재 시공 중인 현장뿐만 아니라 새로 수주하는 곳도 공사비가 올라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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