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순애 교육부 장관 현장 점검
입학 연령 5세 하향 질문엔 답변 안 해
"아직도 학교 기숙사에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은 곳이 많다는 보고를 받고 깜짝 놀랐다. 교육부가 더 서둘렀어야 했다."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3일 기숙사에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은 고등학교를 방문해 이렇게 말했다. 현재 소방시설법에 규정된 면적 이하의 기숙사는 설치 의무가 없어 초·중·고 기숙사의 21%(기숙사 1,619개 중 341개, 간이스프링클러 제외)만 스프링클러가 설치된 상태다. 2026년까지 3,199억 원을 들여 초·중등학교의 모든 기숙사, 모든 층에 스프링클러를 설치해 화재위험으로부터 학생들을 보호하겠다는 게 교육부의 방침이다.
박 부총리는 이날 광주 서구 서석고등학교와 보문고등학교를 찾아 기숙사의 안전 상태를 점검했다. 1983년 개관한 서석고 기숙사는 84명의 학생이 거주하며 자습을 하는 공간인데, 화재경보기만 설치돼 있을 뿐 스프링클러가 없다. 비상 대피용 철제계단이 있고 복도 곳곳에 소화기가 비치됐어도 복도는 성인 3명이 동시에 지나기에 비좁다. 방 안에는 2층 침대가 좁은 간격으로 마주보고 있어 화재 시 대피가 쉽지 않다는 게 교육부 판단이다.
교육부는 광주시교육청과 서석고 관계자들 앞에서 스프링클러가 있는 기숙사 방과 없는 방의 화재 상황을 담은 시뮬레이션 영상을 재생했다. 스프링클러가 없는 방에선 점화 후 100초 만에 불길이 방 전체로 번지며 410초 만에 방이 전소됐다. 반면 스프링클러가 설치된 방은 점화 90초 뒤 스프링클러가 작동해 10초 만에 불길을 잡았다. 박 부총리는 "스프링클러는 머리 위의 소방관이라고 불릴 만큼 화재를 초기에 진압하고 학생들이 대피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해 준다"고 설명했다.
박 부총리는 노후한 기숙사 시설에 대한 학생들의 민원도 들었다. 한 서석고 3학년 학생은 "기숙사가 지어진 지 오래됐고, 코로나19로 한동안 사용을 안 해서 보일러 고장이 잦아 감기에 걸린다"며 노후 시설 보수를 요청했다. 1학년 학생은 "기숙사에 벌레가 상당히 많아서 조치를 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박 부총리는 "세심하게 신경 쓰겠다"고 답했다.
한편 이날 현장 점검에서 박 부총리는 "입학 연령 만 5세 하향은 취소하는 것인가" 등 현안 관련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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