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6월부터 '역시즌' 마케팅 확대 중
고물가·수입의류 신상품 수요로 매출 ↑
30도 넘는 폭염에도 유통가엔 '겨울옷 전쟁'이 한창이다. 한 푼이라도 싼 값에 겨울옷을 미리 준비해두자는, 인플레이션(고물가)으로 인한 소비 수요가 크게 늘어서다. 유통업체들은 지난 겨울 재고 상품을 할인 판매하고, 올겨울 신상품을 미리 선보이는 '역시즌'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예년보다 행사시기를 앞당기고 취급 상품 수도 확대하며 판매 비중을 키우고 있다.
역시즌 패딩·모피 매출 '쑥'…신상품 구입도 늘어
신세계백화점은 지난달부터 시작한 '프리미엄 패딩 팝업 스토어'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3% 이상 증가했다. 가을·겨울 성수기인 지난해 하반기 매출 신장률 20%대를 뛰어넘는 성장세다. 같은 기간 현대백화점도 프리미엄 패딩 매출이 47.7% 뛰었다.
매년 여름이면 역시즌 모피를 소개하는 홈쇼핑 업체도 때아닌 호황을 누렸다. CJ온스타일은 지난달 대표 브랜드 '칼라거펠트 파리스'의 밍크코트를 판매해 방송 14분 만에 주문금액 28억 원을 달성했다. 롯데홈쇼핑은 지난 6월 방송에서 밍크코트 판매 1시간 만에 1,000벌 이상이 팔리기도 했다.
애초 역시즌 행사는 유통업계에서 재고를 털어내고 다음 시즌 판매를 준비하는 역할을 해왔는데, 올해는 해외패션을 중심으로 겨울 신상품을 미리 구입하는 창구가 되면서 중요도가 커지고 있다. 추가 입고가 수월한 국내 의류와 달리, 수입 의류는 입고 수량이 한정적이라 인기 브랜드의 경우 초겨울에 신상품을 구매하려고 하면 이미 사이즈가 품절되기 일쑤라는 것이다.
신세계백화점은 7월부터 '노비스', '파라점퍼스', '캐나다구스' 등 해외 패딩 브랜드를 중심으로 팝업스토어를 운영 중이다. 신세계백화점 하남점에서는 최근 해외 패딩 브랜드 '페트레이'의 인기 상품 '타칸' 카멜 색상(198만 원)을 백화점 단독으로 선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예전 역시즌 행사는 국내 브랜드 중에서도 모피나 아웃도어 위주로 재고를 털기 위해 진행했다면, 지금은 수입의류 수요가 늘면서 FW시즌에 맞춰 신상품을 소개하는 기회로도 용도가 확장됐다"고 설명했다.
관련 매출이 늘면서 행사시기는 당겨지고 기간도 늘어났다. 롯데온은 올해 역시즌 행사시기를 2주 이상 앞당긴 6월부터 시작했다. 그 결과 7월 니트·스웨터, 카디건·조끼 카테고리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늘어나 8월까지 신발, 가방 등 겨울용 잡화로 할인 판매를 확대한다. 온라인 패션 플랫폼 W컨셉은 14일까지 2주간 200여 개 브랜드와 1만2,500여 종 상품을 최대 80% 할인 가격에 선보인다. 지난해보다 기간은 2배 길어졌고, 상품 수는 20~30%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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