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 참상 반복 말자" 일본 헌신 강조
피폭지 히로시마에 세계 정상 초청 계획도
핵무기금지조약 참여하지 않아 모순 비판도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제10차 핵확산금지조약(NPT) 평가회의에 참석해 “일본이 NPT의 수호자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미국의 원자폭탄이 투하됐던 히로시마가 지역구인 기시다 총리는 세계 각국의 지도자와 청년 리더를 히로시마에 초청해, "핵 피해 참상을 반복하지 말자"는 뜻을 강조하는 등 '피폭지 외교'에도 나설 방침이다.
2일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열린 NPT 회의에 일본 총리로서는 처음 참석해 “핵무기 없는 세계를 향해 한 발씩 내디뎌야 한다”며 영어로 연설했다.
그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후 핵무기의 참화가 다시 반복되는 것이 아닌지 세계가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며 “핵무기 없는 세계를 향한 길이 한층 어려워졌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NPT는 군축·핵 비확산 체제의 초석”이라며 “우리나라(일본)는 NPT의 수호자로서 NPT를 제대로 지켜 낼 것”이라고 선언했다.
기시다 총리는 △핵무기 비사용 지속 △핵전력의 투명성 향상 △핵무기 수 감축 유지 등의 내용이 담긴 ‘히로시마 액션 플랜’도 발표했다. 기시다 총리는 "이 액션플랜은 핵무기가 없는 세계라는 이상과 엄격한 안보 환경이라는 현실을 지키기 위한 현실적인 로드맵의 첫걸음"이라고 설명했다.
세계 리더를 히로시마에 초청하는 다양한 계획도 밝혔다. 먼저 ‘포괄적 핵실험 금지조약(CTBT)’ 발효를 촉진하기 위해 9월 유엔 총회에 맞춰 비준국 정상회의를 주최할 계획이다. 유엔에 1,000만 달러(약 130억 원)를 기여해 ‘유스 비핵 리더 기금’을 창설, 차세대 핵 군축 리더를 키우고 이들을 일본에도 초청한다. 특히 내년 히로시마에서 개최될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에선 “핵무기의 참상을 두 번 다시 일으키지 않아야 한다는 (일본의) 강력한 헌신을 세계에 보여준다”는 것이 기시다 총리의 계획이다.
하지만 일본이 핵무기금지조약(TPNW)에 참여하지 않아, 기시다의 이런 행보는 다소 모순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핵 비보유국인 일본도 미국의 핵우산 아래에서 '핵 억지'를 꾀하며 안전을 보장받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은 지난 2017년 TPNW에 참여하지 않을 당시 "핵 억지력을 부정하게 된다"고 설명해, 원폭 피해자 등으로부터 실망스럽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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