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부 산하 한국해양과학기술원 건조
"선박 테스트·인력 부족해 미뤄져" 해명
1월 건조해 점검 끝내...4월엔 취항식도
"25억 들었는데 혈세 낭비" 내부서도 비판
해양수산부 산하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이 독도만 탐사하는 선박 ‘독도누리호’를 건조해 취항식까지 열었지만 넉 달째 단 한 차례 운항도 하지 않고 있다. KIOST는 선박 기능 점검에다 인력 부족으로 미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25억 원의 국비를 들여 만든 배를 가동하지 못하는 데 대해 내부서도 혈세 낭비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2일 KIOST에 따르면 독도누리호는 기술원 전용 부두가 있는 경남 거제항 남해연구소에 정박해 있다. 독도누리호는 지난 4월 21일 거제항을 떠나 경북 포항에서 취항식을 갖고 본격 운항을 알렸다. 하지만 KIOST의 울릉도·독도 기지가 있는 경북 울릉 현포항으로 가지 않고 거제항으로 다시 돌아가 3개월 넘게 정박 중이다.
KIOST 측은 장비 테스트 등 선박 기능 점검이 필요하고, 운항 인력도 부족해 출항이 늦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41톤급 선박인 독도누리호는 운항을 위해 선장 1명과 갑판장 1명, 기관장 1명이 필요하지만 현재 기관장 1명이 부족하다. 이에 대해 KIOST 관계자는 “기관사 1명이 갑자기 퇴사했고, 해양 연구 조사선인 이사부호에서 기관사 1명이 항해 도중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있어 기관 파트 전체 인력이 모자란다”며 “사망 사고 이전에는 선박 테스트 때문에 운항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인력 충원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며 "독도누리호 출항 시점을 아직 확정할 수 없지만 10월쯤에는 배를 띄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기관사 사망 사고는 독도누리호 취항식이 열리고 두 달여가 지난 지난달 초 발생했다. 또 통상 선박은 건조 후 테스트를 거친 뒤 취항식을 가져 KIOST의 해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독도누리호는 올 1월 배를 진수한 뒤 3개월간 시험 운항을 마치고 4월 취항식을 가졌다.
독도누리호 출항이 연기되면서 당초 예정된 독도 해역의 연구 조사가 차질을 빚고, 선박에 배치된 선장 1명과 갑판장 1명도 발이 묶여 있다. 국비 25억 원을 들여 만든 전용 탐사선이 수개월째 제 역할을 못하자, 내부 직원들도 혈세 낭비라는 비판을 하고 있다. KIOST 한 직원은 “독도 조사 때마다 울릉도에 있는 어선을 빌려야 해 연구에 어려움이 많아 전용 탐사선을 건조했는데 멀쩡한 배를 저렇게 계속 두니 너무 안타깝다”며 “어렵게 예산을 확보해 만들었는데 이러다 감사가 들어올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독도누리호는 독도 바닷속을 심층조사하기 위해 건조됐다. 한류와 난류가 교차하는 독도 바닷속에는 확인된 해양생물만 400종에 이른다. 독도누리호는 정밀 수심측정기와 고성능 해류관측기, 자동으로 해수를 빨아올려 온도와 특성을 알 수 있는 해수 연속측정기를 갖추고 있다. 스크루(프로펠러)와 키 없이 항해하는 워터제트 추진기도 장착하고 있어, 연구원들이 안전하게 잠수할 수 있다. 최대 속도는 27노트(시속 약 50㎞)로 울릉도에서 독도까지 2시간 만에 도달할 수 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