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여론조사서 내각 지지율 하락
"장점인 '듣는 힘' '정중한 설명' 어디 갔나"
코로나19·물가 등 민생대책 불만 여론↑
중의원·참의원 선거에서 연달아 집권 자민당의 대승을 이끈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지지율이 최근 하락세로 반전했다. 기시다 총리는 '잘 듣고 정중하게 설명하는 태도' 덕에 60% 안팎의 높은 지지율을 유지했으나, 지난달 10일 참의원 선거 이후로는 기세가 꺾였다.
교도통신이 7월 30, 31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기시다 내각 지지율은 51.0%로 지난해 10월 내각 출범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지난달 29~31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선 58%로, 출범 이후 두 번째로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반대 여론을 무릅쓰고 아베 신조 전 총리에 대한 국장을 강행하고 자민당과 통일교 유착 의혹을 해소하지 못한 점이 발목을 잡았다. 코로나19 재유행과 물가 상승 등 민생 현안을 해결하지 못한 점도 감점 요소다. '불통과 무능'이 악재가 됐다는 의미다.
아베 전 총리 국장, 찬성보다 반대 많아져
기시다 총리는 아베 전 총리가 지난달 8일 사망한 지 일주일 만에 국장을 치르겠다고 발표하는 과정에서 사회적 합의 절차를 생략했다. 각의(국무회의)에서 날짜와 장소를 일방적으로 결정했다. 국장은 법적인 근거도 없이 비용 전부를 세금으로 지불하는 데다, 원하지 않는 국민에게도 추모를 강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찬반 논란이 있었다.
추모 분위기가 강했던 7월 중순 실시된 NHK 여론조사에선 국장에 대한 찬성 여론(49%)이 반대(38%)를 앞섰으나, 이번 교도통신 조사에선 반대 여론이 절반(53.5%)을 넘어섰다. 니혼게이자이 조사에서도 반대(47%)와 찬성(43%)이 엇갈렸다. 교도통신은 “국장에 반대하는 사람 중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비율이 59.8%에 달했다“며 "충분한 설명 없이 국장을 치르기로 한 것이 지지율 급락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기시다 총리와 자민당이 민심이 민감해하는 통일교와의 유착 의혹에 모르쇠로 일관하는 것도 민심 이반을 부채질했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달 31일 "(의혹에 연루된) 의원이 정중히 설명해야 한다"고 말해 의원 개인에게 책임을 돌렸다. 후쿠다 다쓰오 자민당 총무회장은 “무엇이 문제인지 모르겠다”고 말해 비판을 받았다. 그러나 교도통신 조사에서 "통일교와 정치권의 관계에 대해 해명이 필요하다"는 답변은 80.6%에 달했다.
코로나19·물가 상승 대응에도 싸늘한 시선
"코로나19 대응을 스가 요시히데 전임 총리보다 잘한다"는 평가도 쑥 들어갔다. 지난주 일본의 일주일 누적 확진자는 100만 명을 돌파해 세계 1위라는 오명을 썼지만, 이렇다 할 대책은 없다. 참의원 선거 때 강조했던 물가 대책 역시 실체가 모호하다는 평가가 많다. 실제 교도통신 조사에선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긍정 평가가 20일 전 같은 조사 대비 7.7%포인트 감소했다. 물가 대책에 대해선 부정 평가(63.6%)가 긍정 평가(28.1%)를 압도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코로나19 확산이) 지지율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통일교와의 접점이 드러난 각료나 자민당 의원들이 제대로 대응하지 않으면 (기시다 내각 지지율이) 한층 더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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