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드위치 수출' 신세, 코로나 악재도… 설상가상 한국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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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드위치 수출' 신세, 코로나 악재도… 설상가상 한국 경제

입력
2022.07.31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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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미 경제 휘청... 수출 둔화 가능성 커
기업투자 감소, 소비 위축... 내수 부진
3분기부터 역성장 우려 나와

지난 26일 부산 남구 용당부두에 수출을 위한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뉴스1

한국 경제에 드리운 저성장 그림자가 짙어지고 있다. 부진의 늪에 빠진 수출과 내수로 당장 3분기부터 성장률이 마이너스 전환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내년 상황은 올해보다 심각해 정부조차 2% 성장률을 겨우 턱걸이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 2.6% 낙관에도 역성장 우려 여전

31일 정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2.9% 늘어난 것으로 추산된다. 나머지 3·4분기에 0.3% 안팎의 성장률을 기록하면 올해 연간 성장률 목표(2.6%)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악화하는 대내외 경제 상황을 고려하면 안심하긴 이르다. 노무라 증권은 “한국 경제는 올해 3분기부터 침체가 시작돼 내년 2분기까지 4개 분기 연속 역성장을 이어갈 것”이라며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7%로 제시했다. 중국의 경제성장 부진과 미국을 포함한 주요국의 긴축 정책, 국내 금리 인상과 코로나19 재확산 등이 복합 작용하면서 한국 경제가 예상보다 더 둔화할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 한국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해 온 수출은 그야말로 샌드위치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국내 최대 수출국인 중국의 2분기 성장률은 0.4%에 그쳤다. 한국은행 베이징사무소는 이날 “코로나19가 적절히 통제될 경우 중국 경제가 연간 3%대 중반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8.1%의 고공 성장을 한 중국 경제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고 전망한 것이다.

대체 수출국을 찾는 일도 쉽지 않다. 1·2분기 모두 역성장한 미국에선 경기 침체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고, 다른 주요국 역시 긴축 정책으로 경기 둔화 경고등이 켜진 상태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면서 한국 수출 증가폭이 꺾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수출 부진은 기업 투자 감소로 국내 성장률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특히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가계 부담이 더욱 커진 상황에서 줄어든 기업 투자가 고용 축소, 소득 감소로 이어질 경우 소비마저 급격히 얼어붙을 수 있다. 이미 소비동향을 나타내는 소매판매액지수는 3월부터 4개월 연속 하락하고 있다. 해당 지수가 넉 달째 감소한 건 외환위기(1997년 10월~1998년 1월) 이후 처음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세계 경제가 위축되면 해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도 타격이 불가피하다”며 “물가 상승을 잡기 위한 금리 인상이 실물 경기를 추가로 하락시키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내년 경제 충격 더 커... 2%도 미지수

켜켜이 쌓인 대내외 악재로 내년 경제 성장은 올해보다 더욱 어둡다. 앞서 26일 한덕수 국무총리가 “당초 예상보다 훨씬 더 경제가 안 좋다. 내년 성장률은 2% 언저리 수준을 유지할 것 같다”고 말했을 정도다. 불과 한 달 전 ‘새 정부 경제정책 방향’을 통해 발표한 내년 성장률 전망치(2.5%)는 사실상 달성이 어렵다고 본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도 7월 세계경제전망에서 한국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2.9%에서 2.1%로 0.8%포인트 낮췄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 하향폭(0.2%포인트)을 크게 웃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주요국의 금리 인상 여파는 시차를 두고 반영되기 때문에 내년에는 경기 위축 정도가 더 클 수 있다”며 “한국 경제는 2%를 밑돌 가능성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외환위기 이후 한국 경제성장률이 2%보다 낮았던 때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불어닥친 2009년(0.8%)과 코로나19가 발발한 2020년(-0.7%) 등 두 번이었다.

세종= 변태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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