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은 어색한 보직을 맡게 된 오승환(삼성)이 구속을 끌어올리며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리고 있다.
오승환은 27일과 28일 포항에서 열린 한화와 2연전에서 마무리가 아닌, 중간 계투로 활약했다. 27일엔 6-3으로 앞선 6회초 팀의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1이닝을 무피안타 무실점으로 완벽하게 틀어막으면서 개인 통산 15번째 홀드를 챙겼다. 7회가 되기 전 오승환이 등판한 건 2010년 6월 17일 롯데전(당시 5회 등판) 이후 약 12년 1개월 만의 일이었다. 28일엔 3-3으로 맞선 연장 10회초 등판해 1이닝을 삼자범퇴로 막았다.
KBO 대표 마무리 오승환은 삼성 입단 첫해인 2005년과 팔꿈치 부상에 시달린 2010년을 제외하고는 줄곧 팀의 뒷문을 책임졌다. 그랬던 오승환이 중간 계투로 출전한 건 최근 심각한 부진과 팀의 연패가 맞물렸기 때문이다. 7월 출전한 4경기(LG-SSG-KT-키움)에서 오승환은 3.1이닝 동안 7실점을 떠안으며 승리 없이 2패만을 기록했다. 세 경기 연속으로 블론세이브.
오승환은 그러나 최근 경기에서 직구 구속이 점점 빨라지고 있다. 부진했던 4경기에서 142.5km에 머물던 직구 평균구속이 한화와 2연전에선 145km까지 올랐다. 특히 28일 경기에서는 최고 148km를 찍었다. 이대로라면 머지않아 '끝판왕'의 모습을 다시한번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불혹에 가까운 나이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44세이브를 기록한 오승환은 KBO '구원왕' 출신이다. 그는 지금까지 KBO 통산 세이브 357개를 기록했으며 단일 시즌 최다 세이브(47세이브)도 두 차례(2006년·2011년) 석권했다. 24일 키움을 상대로 8-0 승리를 거두며 13연패의 수렁에서 벗어난 삼성은 후반기 재도약을 꿈꾼다. 베테랑 오승환의 마무리 능력이 절실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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