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호 태풍 송다(SONGDA)가 북상하면서 토요일인 30일 오전 제주를 시작으로 남부 지방에 많은 비가 내리고 강풍이 불 것으로 예보됐다. 여름 휴가객들은 항공·선박 운행 여부를 확인하고, 캠핑이나 계곡·해안가 활동 시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이 태풍이 지나가면 전국적으로 덥고 습한 날씨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보인다.
29일 기상청에 따르면 미국 괌 북서쪽에서 발생한 송다는 이날 오전 9시쯤 일본 오키나와 동쪽 약 740㎞ 부근 해상을 통과해 북서진하고 있다. 송다는 제주 남쪽 먼바다를 거쳐 30일 중국 상하이 동쪽 약 290㎞ 해상에 이른 뒤 다음 달 1일 상하이 북쪽 약 360㎞ 해상에서 열대저압부로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송다의 중심 최대풍속은 18m/s로 태풍(17m/s 이상)의 조건을 간신히 넘어선 수준인데, 앞으로도 강하게 발달할 가능성은 낮다. 예상 경로대로라면 열에너지를 많이 받을 수 있는 고수온 지역을 지나긴 하지만 동시에 태풍 발달을 저해하는 건조한 공기를 마주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속력이 빨라 열에너지를 흡수할 시간도 충분치 않다.
제주·남부지역 강풍에 호우...송다 가면 더 무덥다
송다가 고온다습한 공기를 몰고 오면서 제주에는 30일 오전부터 비가 내린다. 이 비는 같은 날 밤 남해안, 31일 낮 남부지방까지 확대된다. 제주의 예상 강수량은 50~100㎜로, 산지의 경우 300㎜가 넘는 큰 비가 예보됐다. 남부지방의 예상 강수량은 10~60㎜이고 전남 남해안이나 지리산 부근에는 80㎜의 비가 쏟아질 가능성이 있다. 고온다습한 공기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시간당 30~50㎜의 거센 비가 내릴 때도 있겠다.
바람도 강하게 분다. 한반도 북동쪽에 중심을 둔 북태평양 고기압과 저기압인 송다 사이가 가까워지면서 기압경도력이 강해지기 때문이다. 지형에 따라 제주도와 남해안에는 순간 최대 20~30m/s의 돌풍이 부는 곳도 있겠다. 또 제주 해안과 전남 해안에는 30일부터 너울에 의한 높은 물결이 백사장쪽으로 강하게 밀려오겠다.
기상청은 "30일 새벽부터 다음 달 1일까지 남해 동부 먼바다, 제주 남부 먼바다 등에 태풍 특보, 물결이 높게 이는 남해·서해상에는 풍랑 특보가 발효될 수 있다"면서 "휴가를 맞아 제주도와 남해안을 찾는 경우 선박·항공 운행 여부를 확인하고, 캠핑을 하거나 계곡·해안가 활동을 할 때 피해를 입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송다가 열대저압부로 약화된 뒤에는 전국적으로 무더위가 더욱 심해질 전망이다. 송다가 지나가면서 적도와 열대지방에서 기원한 고온다습한 공기가 한반도에 유입될 길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기상청은 "습도가 높아지며 최저기온이 오르는 등 더위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호우가 내릴 가능성이 있지만 비가 오지 않는다면 최고기온은 더 오를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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