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사망한 김기덕 감독의 유작이 내달 31일 개막하는 이탈리아 베니스영화제 비경쟁 부문 상영작으로 선정됐다.
26일 베니스영화제 측은 올해 공식 초청작 명단을 발표하며 김 감독이 사망 전 연출한 영화 '콜 오브 갓(Call of God)'이 비경쟁 픽션 부문에 선정됐다고 밝혔다. 베니스영화제 초청작은 경쟁부문인 '베네치아 79'를 비롯해 비경쟁 부문(픽션, 논픽션, 시리즈), 오리존티 부문 등으로 나뉘어 상영된다. '콜 오브 갓'은 이날 공개된 초청작 명단에 오른 유일한 한국인 감독 작품이다.
'콜 오브 갓'은 에스토니아와 키르기스스탄, 라트비아 3국 합작 영화로 알려졌다. 영화제 측은 "김기덕 감독이 편집에 대한 정확한 설명을 남겼고, 에스토니아 감독 아르투르 베베르가 영화를 완성했다"고 설명했다.
김기덕 감독은 2020년 12월 체류 중이던 라트비아에서 코로나19에 감염돼 현지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숨졌다. 2017년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됐던 그는 세상을 떠나기 몇 년 전부터 카자흐스탄과 발트 3국 등 러시아 주변국에 체류하며 영화 작업을 이어갔다.
김기덕 감독은 베니스영화제와 인연이 깊다. 2004년 '빈집'으로 은사자상 중 하나인 감독상을 받았고, 2012년에는 '피에타'로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차지했다. 김 감독은 세계 3대 영화제로 불리는 칸영화제, 베를린영화제, 베니스영화제에서 본상을 모두 받은 유일한 한국 감독이다.
올해로 79회째를 맞은 베니스영화제는 개막작 노아 바움백 감독의 '화이트 노이즈(White Noise)' 상영과 함께 8월 31일 시작해 9월 10일까지 열린다. 이번 영화제 경쟁부문에는 총 23개 작품이 초청됐는데 한국 작품은 포함되지 않았다.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대런 애러노프스키, 토드 필드, 루카 구아다니노, 프레데릭 와이즈먼 등 유명 감독들의 작품이 목록에 올랐다. 아시아 감독으로는 일본의 후카다 코지 감독과, 이란의 자파르 파나히 감독의 신작이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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