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3% 늘며 성장 주도
수출은 -3.1% 뒷걸음질
"하반기 하방 위험 높아"
올해 2분기(4~6월) 한국 경제가 전 분기보다 0.7% 성장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크게 뒷걸음질친 수출 대신 되살아난 민간 소비가 성장을 가까스로 떠받쳤다. 1분기엔 수출, 2분기엔 내수 덕에 그나마 버텼지만 하반기엔 대내외 악재가 산적해 있다.
한국은행은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속보치)이 0.7%로 집계됐다고 26일 밝혔다. 0.5%를 밑돌 거란 시장 전망을 넘겨 예상보다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왔지만 1분기(0.6%)에 이어 '0%대' 불안한 성장을 이어갔다. 다만 분기별 성장률은 2020년 3분기(2.3%) 이후 8개 분기 연속 플러스를 유지했다.
2분기 우리 경제가 성장세를 이어간 건 소비 덕이 컸다. 준내구재(의류나 신발)와 대면 서비스(음식숙박, 오락문화) 등을 중심으로 민간 소비가 3%나 증가했다. 코로나19 확산 국면에서 1분기(-0.5%) 억눌렸던 민간 소비는 2분기 들어 사회적 거리두기 전면 해제를 계기로 크게 되살아났다. 정부 소비도 1.1% 늘었다. 민간 소비와 정부 소비는 경제성장률을 각각 1.4%포인트, 0.2%포인트 높이는 데 기여했다.
2분기 성장의 발목을 잡은 건 우리 경제 주력인 수출이었다. 우크라이나 사태와 중국 도시 봉쇄, 공급망 차질 등 대외 악재가 고스란히 반영된 결과, 수출은 전 분기보다 3.1% 감소했다. 화학제품과 1차 금속제품 등이 특히 부진했다. 수출이 감소세로 돌아선 건 지난해 2분기(-0.7%) 이후 처음인데, 성장률 자체도 코로나 직격탄을 맞았던 2020년 2분기(-14.5%) 이후 가장 낮았다. 순수출(수출-수입)은 경제성장률을 1.1%포인트 갉아먹었다.
문제는 하반기(3, 4분기)다. 소비 부진은 수출이 메우고, 수출 위축은 소비가 떠받쳤던 상반기와 달리 하반기는 내수와 수출 둘 다 낙관할 수 없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가뜩이나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3고(高)'에 신음하는 우리 경제 앞에 전쟁 장기화와 코로나 재확산, 주요국 경기 둔화 움직임 등 악재가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앞서 한은도 올해 성장률이 5월 예상한 전망치(2.7%)를 밑돌 것으로 내다봤다.
황상필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높은 물가 오름세와 경기둔화 우려, 코로나 확산세 등 민간소비와 수출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며 "갈수록 경기 하방 리스크(위험)가 높아진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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