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지하철 시위'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변화하길 바란다면 현실 속 장애인에 공감·동참해야"
"우영우를 공감하고 이해해야 한다고 하면서 출근길 장애인에겐 비난과 조롱, 욕설을 퍼붓는다"
장애인 권리 보장을 위해 '출근길 지하철 시위'를 이어온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최근 인기리에 방영된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만평 소재로 활용하면서 현실 속 장애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드라마 속 우영우와 자신들이 시위를 벌이는 모습을 바라보는 세상의 시선이 다르다는 것이다.
전장연은 26일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전장연 만평- 다른 반응'이라는 내용의 그림을 올려 이같이 밝혔다. 만화 형식의 그림은 드라마 속 우영우와 지하철에서 시위를 벌이는 전장연 장애인들의 모습이 담겼다. 이를 바라보는 한 사람은 우영우가 "80년 전만 해도 자폐는 살 가치가 없는 병이었습니다"라고 말하니 "장애인도 함께 살아야지"라고 언급한다. 반면 시위하는 장애인을 향해선 "집에만 처박혀 있을 것이지, 왜 출근길 막고 난리야!"라고 상반된 반응을 보인다.
전장연은 이에 "사람들은 자폐성 장애인인 우영우라는 캐릭터를 보면서 함께 공감하고 이해해야 한다고 말한다"며 "드라마를 보고 있는 사람들의 반응을 보고 있으면 누구나 장애인도 함께 사는 세상을 꿈꾸는 것 같다"고 했다.
드라마와 현실은 다르다고 지적했다. 전장연은 "그러나 드라마를 끄고 현실로 돌아와 출근길에서 장애인이 '지하철 타기 선전전'을 하면 드라마를 보던 사람들의 마음들은 온데간데없다"고 지적했다.
자신들은 비난의 대상이 된다고 토로했다. 전장연은 "방송이건 현장이건 장애인에게 비난과 조롱, 욕설을 퍼붓고 때로는 폭력적인 위협을 가하기도 한다. 이렇게 다른 반응일까"라며 "장애인도 함께 살자는 마음, 장애인의 이동권, 노동권, 탈시설의 목소리는 드라마 우영우가 끝나면 함께 끝나는 걸까"라고 씁쓸해했다.
이어 "만약 그렇다면 여러분이 우영우를 보며 느꼈던 공감의 마음은 그저 동정과 시혜로만 남았다는 것이고, 이는 여전히 여러분의 마음에 장애인은 동등한 존재가 아닌 걸로 남은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현실에서 장애인을 이해해달라고 호소했다. 전장연은 "드라마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가 장애인도 차별과 배제 없이 살아가고자 하는 것이라면 현실에서도 그렇게 해야 한다"며 "지하철을 막고 버스를 막고 길을 막지 않으면 도저히 들어주지 않는 사회적 소수자의 목소리가 현실에 매일매일 등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장연은 "변화하길 바란다면 드라마를 넘어 현실에서 직접 변화를 만들어가는 장애인과 함께 그 소리에 공감하고 동참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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