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프리미어리거처럼… 한데 모인 세계적 한국 연주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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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안 프리미어리거처럼… 한데 모인 세계적 한국 연주자들

입력
2022.07.27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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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열음·첼로 김두민·호른 김홍박·플루트 조성현 등
14개 국 50개 악단 음악가 모여 '고잉홈프로젝트'
7월 30일~8월 4일 롯데콘서트홀 공연

편집자주

20여 년간 공연 기획과 음악에 대한 글쓰기를 해 온 이지영 대원문화재단 전문위원이 클래식 음악 무대 옆에서의 경험과 무대 밑에서 느꼈던 감정을 독자 여러분에게 친구처럼 편안하게 전합니다.

14개 국 50개 교향악단에서 날아온 연주자들이 펼치는 공연 '고잉홈프로젝트'에 참여하는 피아니스트 손열음(왼쪽부터), 첼리스트 김두민·문웅휘, 오보이스트 함경, 호르니스트 김홍박. 고잉홈프로젝트 제공

요즘 한국 문화계 전반의 선전을 보면 비범한 개인의 시대를 넘어 뛰어난 팀의 시대가 온 듯하다. 스타 한 사람을 바라보던 때도 감사하고 좋았지만 문화 산업 전반의 성과에는 더 감탄하게 되고 더 뿌듯한 마음도 든다.

이제는 세계적 음악 콩쿠르 결선 명단에 한국 음악가의 이름이 없으면 의아해질 정도가 됐다. 언제부턴가 세계적 오케스트라 단원 명단에도 한국 출신 음악가의 이름이 늘어나고 있다. 유럽 최고 명문 악단의 단원이 되는 것도 놀라운데 심지어 악장이나 악기군의 수석을 맡는 경우도 허다하다. '최초 동양인 여성'으로서 악장을 맡게 된 박지윤(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을 비롯해 이지혜(뮌헨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 김수연(베를린 필하모니 오케스트라·객원 악장)은 물론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클라리넷 수석 조인혁, 쾰른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플루트 수석 조성현, 독일 뒤셀도르프 심포니 첼로 수석 김두민, 오슬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호른 수석 김홍박, 핀란드 방송교향악단 오보에 수석 함경 등 다양한 지역에서 찬란한 프로필을 자랑한다. 인기 악기에 편중된 분포가 아니라 다양한 악기군에서 인정받는 음악가들이 늘어난 것도 주목해야겠다.

세계 각국 오케스트라에 흩어져 있는 음악가들을 한자리에 모은 것은 2018년 7월, 피아니스트 손열음이 예술감독을 맡기 시작한 제15회 평창대관령음악제였다. 축제를 위해 만들어진 평창페스티벌오케스트라 명단에는 클라라 주미 강(악장)을 비롯해 조성현, 김두민, 조인혁, 김홍박, 함경 등의 반가운 이름이 있었다. 마치 영국 프리미어리그에서 활동하는 선수들을 모아 경기를 치르는 올스타전 같았다고나 할까. 이들을 한 무대에서 보는 것만으로도 설렜는데 드미트리 키타옌코가 지휘한 차이콥스키 교향곡 4번 연주는 그 자리에 있던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이들이 모이면 이런 음악이 나올 수 있구나. 베르비에, 루체른, 부다페스트, 사이토 키넨 등 여느 세계적 페스티벌오케스트라가 전혀 부럽지 않았고 그날의 무대는 한국 음악계의 큰 변화를 알리는 선명하고도 중요한 지표가 됐다. '집으로(going home)'라는 부제가 붙었던 이날 공연에 대해 손열음 예술감독은 프로그램북에 이렇게 적었다.

"꿈을 찾아 혈혈단신 고향을 떠났던 그들, 돌아온 그들은 더 이상 혼자가 아니다. 보다 많은 이들이 홀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을 꿈꾸는 동안 서로를 끌어안으며 함께함에서 자유를 찾은 이들이 이제 고국에서의 여정을 시작한다."

30일부터 내달 4일까지 열리는 공연 '고잉홈프로젝트' 포스터.

2018년부터 2022년 현재까지, 평창페스티벌오케스트라를 통해 만난 음악가들은 서로의 음악적 아이디어와 경험을 쌓는 동안 그들만의 오케스트라를 꿈꾸게 됐다. 고유의 소리가 만들어질 때까지 기다렸고, 5년의 시간이 지나 음악가들이 주축이 된 페스티벌오케스트라 '고잉홈프로젝트'를 만들었다. 음악제를 통해 만났고 성장했지만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교육과 연계한 공익 목표를 담은 비영리사단법인으로 창단했다. 언젠가 지휘자가 필요하고 지휘자가 있는 공연을 만들겠지만 특정 음악인에게 전적으로 의존하기보다는 오케스트라 각 자리에 앉은 음악가들이 모두 주목받고 함께 기획하고 꾸려 나가는 형태에 충실할 예정이다.

14개 국 50개 교향악단의 연주자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고잉홈프로젝트의 첫 무대는 30일부터 내달 4일까지 엿새 동안 펼쳐진다. 다소 파격적인 구성이지만 지휘자 없이 연주하는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 쇼스타코비치의 피아노 협주곡을 시작으로 플루트, 하프, 바셋호른, 호른, 클라리넷 등 다양한 악기 조합의 짜임새 있는 실내악과 협주곡, 마지막에는 브루크너 교향곡 6번을 연주하며 교향악단의 면모를 선보이게 된다.

고잉홈프로젝트에 참여한 연주자들은 세계적 오케스트라에서 활동하면서 개인적 성취감은 컸겠지만 고국에서의 이런 무대를 무척 바랐을 것이다. 실력 있는 연주자들이 모인 만큼 이들의 도전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혼자서는 결코 이뤄낼 수 없는 것들, 함께함으로써 더 큰 가능성을 꿈꾸게 하는 이 프로젝트가 세계 무대로 뻗어나갈 때까지 꾸준히 성장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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