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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하무인 끝판왕' 유선, "소라와 이별한다니" 울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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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하무인 끝판왕' 유선, "소라와 이별한다니" 울컥

입력
2022.07.26 09:00
수정
2022.07.26 09:18
22면
0 0

드라마 '이브 ' 한소라 역 배우 유선
재벌가 사모님 악다구니 연기 호평
새 드라마 '종이달' 촬영... "코미디 배우로 거듭났으면"

유선은 드라마 '이브'에서 재벌가 사모님 한소라 역을 맡아 '갑질'을 습관처럼 연기했다. 종방 직후인 25일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대본에 지문이 없어도 어느 순간엔 저절로 소리를 지르며 연기하더라"며 웃었다. tvN 제공

유선은 드라마 '이브'에서 재벌가 사모님 한소라 역을 맡아 '갑질'을 습관처럼 연기했다. 종방 직후인 25일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대본에 지문이 없어도 어느 순간엔 저절로 소리를 지르며 연기하더라"며 웃었다. tvN 제공

"감히" "너 따위"란 말을 입에 달고 살며 툭하면 핸드백을 내동댕이쳤다. 감정 표현을 제멋대로 하며 사는 한소라는 안하무인의 '끝판왕'이다. 배우 유선은 tvN 드라마 '이브'에서 똑 단발을 한 채 매서운 말만 골라 재벌가 사모님(한소라)의 '갑질'에 날을 벼렸다. 유선이 가열차게 악다구니를 쓰고 난 뒤 온라인엔 '어디서 아저씨가 튀어나오는 줄 알았다'는 글까지 올라왔다. 시청률 40%를 웃돈 드라마 '솔약국집 아들들'(2009)에서 구박만 받던 순진한 간호사 복실이로 친숙한 배우의 재발견이란 평가다.

"남편한테 소리 지르고, 아니면 울고불고 매달리고, 비서분들 뺨 때리고... 분노와 울분에 가득 찬 장면을 워낙 자주 찍다 보니 촬영 마치고 차에 타면 실신하듯 쓰러졌어요. 촬영장에서 집까지 두 시간 거리였는데 도착해서 누가 흔들어 깨워야 일어날 정도로요." 드라마 종방 후인 25일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만난 유선은 이렇게 말하며 "7~8개월 동안 '이브'를 찍으며 일부러 지인들도 만나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쉬는 날까지 '자가격리' 하면서 모든 기운을 촬영장에 쏟아부었다.

이브, 유선. 블리스이엔티 제공

이브, 유선. 블리스이엔티 제공

'이브'는 TV 채널 통틀어 수목드라마 시청률 2위(4.5%)로 21일 막을 내렸다. 같은 날 방송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신드롬급 인기에 가려 크게 빛을 보지 못했지만 복수극에 스릴러적 요소를 버무려 시청자를 삼삼오오 불러 모았다.

파격 변신을 한 유선은 '이브'에 쏠린 관심의 주 땔감이었다. '솔약국집 아들들'과 영화 '검은집'(2007)에서 유선의 밝고 어두운 모습을 모두 눈여겨봤다는 박봉섭 감독이 그를 재벌가 사모님 배역에 낙점해 숨겨진 광기를 끌어냈다. 유선은 "드라마에서 주로 보인 내 이미지가 조용하고 차분해 '이브' 대본을 받고 소라 역이 나한테 들어온 게 맞냐고 회사에 물었다"며 "출연하기로 한 뒤 아버지의 억압 속에 존재를 증명받기 위한 소라의 절박함과 어린아이 같은 천진난만한 모습을 녹여 전적으로 미워할 수만도 없는 인물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반년 넘게 너무 많은 애정을 쏟아부은 탓이었을까. 유선은 "한 달 전 촬영을 끝냈는데, 오늘 인터뷰로 소라와 이별을 한다고 생각하니"라며 말을 잠시 잇지 못했다. 붉어진 그의 두 눈엔 눈물이 가득 찼다.

"노력한다고 했는데 어떤 배역을 맡고는 배우로서 한계에 부딪혔어요. 그 선을 넘지 못해 정체됐고요. '이브'가 방송되고 나서 대학 동기인 (배우) 황석정 언니한테 연락이 왔어요. 졸업 후 첫 통화였는데 '좋은 배우로 남아줘 고맙다'는 말을 듣고 펑펑 울었죠."

드라마 '이브'에서 섬뜩한 재벌가 사모님을 연기한 유선은 25일 "남편은 '네가 코미디를 해야 하는데'라고 하고 딸은 '엄마 왜 코미디 작품은 안 들어와'라고 묻는다"며 웃었다. 블리스이엔티 제공

드라마 '이브'에서 섬뜩한 재벌가 사모님을 연기한 유선은 25일 "남편은 '네가 코미디를 해야 하는데'라고 하고 딸은 '엄마 왜 코미디 작품은 안 들어와'라고 묻는다"며 웃었다. 블리스이엔티 제공

2001년 드라마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사랑'으로 데뷔한 유선은 올 초 연극 '마우스피스'로 대학로를 찾았다. 오랜만에 카메라를 벗어나 무대에서 날 것의 연기를 선보이며 그의 이력에도 살이 붙었다. 유선은 또 변신을 준비 중이다. 그는 일본 유명 작가 카쿠타 미쓰요의 소설 '종이달'을 원작으로 한 동명 드라마를 찍고 있다. '이브'에서 단발머리를 했던 그는 이날 뒷머리를 질끈 묶고 나왔다. 유선은 "새 배역을 위해 머리카락을 붙였다"며 "이번에 맡은 역은 유쾌한 인물인데, 이 작품을 계기로 코미디 배우로 거듭나고 싶다"며 웃었다.

양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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